공립과 사립 초등학교의 차이
카탈로그부터 달랐다.
졸업직전 사립 초등학교 면접을 본 적이 있었다. 이사장과의 면접에서 교회 논쟁으로 틀어지지 않았다면 그곳에 있었지 싶긴 하다. 미션 스쿨이기에 무조건 교회를 다녀야 한다는 이사장 논리와 기독교가 국교가 아닌 마당에 아이들도 타 종교와 어울려야 할 텐데 교사가 꼭 교회를 다녀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나의 논리가 평행선을 달렸다. 한 시간의 논쟁 끝에 나왔고 이런저런 서류들을 추가로 요구하기에 내가 먼저 그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통보했었다.
이사장과의 면접직전 초등학교 이곳저곳을 소개해 주었다. 공립학교에는 한대 있을까 말까 했던 빔프로젝터가 교실마다 설치되어 있었고 급식소에나 있을 정수기도 교실마다 비치되어 있었다.
스쿨버스 4대는 여름 체육(실내 스케이트), 겨울 체육(실내 수영장)으로 셔틀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 했다.
학예회는 그 차이가 더했다. 한 달 이상 연습해서 2만 원 남짓 의상대여 후 올리는 어설픈 공연이 아니었다. 수백만 원을 넘는 턱시도나 드레스는 물론 학생 개인 소유였고 사교육으로 준비된 실내악 3중주가 주를 이루었다. 상당한 가격으로 보이는 악기도 물론 아이들 개인 소유란다. 학예회를 위해 준비한 카탈로그는 한 권의 두툼한 책이었고 후원 광고까지 가득했다.
몇 시간 남짓 봤을 뿐인데 시설과 여건은 공립에 비해 월등했다. 사립에 대한 부러움을 말하는 건 아니다. 공립이 열악하단 소리를 하는 것이다.
부모 세대의 재력 차이는 당연하겠지만,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여건의 차이는 문제가 심각하다. 계층이 견고한 신분계급으로 고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부와 권력이 계급으로 자리 잡는다면 언젠가 쌓인 불만은 폭발하기 마련이다. 공립학교에 대한 지원 확대가 절실하게 필요하건만 실상은 그 반대로 향한다. 어쩌려고 이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