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맞대응하기도 넘기기도...

by Aheajigi


수년 전 새로 뽑은 차의 뒷 범퍼를 누군가 왕창 긁어놨다. 수리 견적은 70만 원대였다.

누군가 했더니 같은 학교 수석 교사였다. 그녀는 긁힌 내차의 범퍼를 보면서도 미안하다는 말뿐이었다.


"수리비?"

이튿날 출근하니 책상 위에 핸드크림 한통과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속이 상할 텐데 미안하단다. 이 사람에게 수리비란 입력되지 않은 단어인가 보다. 어찌하나 지켜봤지만, 수리비를 주겠다는 말은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는다. 보다 못한 주변 사람들이 수리비를 줘야 하지 않겠냐 했지만 들은 척도 안 한단다. 난 그자의 평판을 이미 알았기에 사실 상종하지 않아 왔다. 이 일로 얽히면 또 얼마나 뒤통수가 따가울까 싶어 결국 내 돈으로 수리를 마쳤다.

더 이상 책임질 일이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때부터 나에 대한 험담을 시작했다 한다. 그녀와 쌍벽을 이루는 정말 특이한 놈님과 함께 말이다. 내 동기에게도 험담을 하려 했단다. 동기는 나랑 친한 사이니 자기 앞에서 나를 험담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충고까지 했단다.


피해는 내가 입었는데 왜 내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아직도 납득은 안된다. 그런 부류들의 논리라면 나이 많은 자신이 사과 쪽지를 보냈는데 괜찮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였을 것으로 막연히 추론은 된다. 이거야 말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꼴이지 싶었다. 맞대응할까도 고민했지만 미친개가 내 다리를 물었다고 나 또한 미친개 다리를 물어버릴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참았다. 나이가 50이 넘어도 특별난 존재들은 그 독특함(?)을 가리지는 못하나 보다.


살다 보니 잘못한 자가 멀쩡한 자를 험담하는 일들을 당할 때가 종종 있지 싶다. 나는 무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을 찾지 못했으니 억울함만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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