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나의 직업을 숨기는 이유
교사에 대한 인식?
학생 농구 지도를 하다 새끼손가락 인대가 끊어진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인대가 끊어진 것도 몰랐다. 단지 새끼손가락 끝마디가 똑바로 펴지지 않았다. 병원에 가니 인대가 끊어져서 펴지지 않는 것이라 했다.
"수술과 부목 선택"
새끼손가락을 관통하는 철심을 박는 수술과 8~12주가량 부목을 대는 방법을 정형외과에서 치료 법으로 제시했다. 수술은 이래저래 불편할 듯싶어 부목을 택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 부목 치료 성공 확률은 5% 정도란다. 왜 그런지 물어보니 환자들이 답답하다고 부목을 풀어서 결국 수술을 하는 일이 많다 하셨다. 부목을 대는 순간 이게 왜 힘든지 알았다. 끊어진 인대가 짧아져 새끼손가락을 활처럼 뒤로 휜 상태에서 부목으로 고정을 시켰다. 새끼손가락의 찌릿함은 한동안 이어졌다.
붕대로 칭칭 동여맨 상태로 미용실을 갔다. 병조퇴로 일찍 나온 김에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나 손질할까 했다. 미용사는 갑자기 먹고살기 힘들지 않냐며 자꾸 다친 손을 바라본다. 그 측은한 눈빛은 미용실을 나와서 알아챘다. 평일 한낮에 한쪽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으니 누가 봐도 산재를 당한 실업자로 보였었던 것이다. 뭐 하냐고 묻기에 그냥 작은 회사(12학급 학교)에서 일한다 했고 손은 어떻게 된 거냐기에 일(농구부 학생지도 중 부상)하다 다쳤다 했으니...
교사라고 말을 했다면 평일 낮에 팔자 좋게 미용실이나 나돌아 다닌다 했을 테고 손가락 부상은 배구나 하면서 놀다가 다쳤겠지 미루어 짐작했을 테니 그건 더 싫었다.
고등학교 동창 결혼식에 갔더니 친구란 것들이 나보고 애들이랑 놀면서 돈 벌어 좋겠단다. 뭐라 길게 말하기도 뭐 해 니 아들 딸 20명과 하루 종일 보내면 그건 쉽냐고 되물었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더니 그제야 힘들겠다 했다.
나의 초중고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교사들에게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다. 대강 시간이나 때우며 교사랍시고 있었던 자들을 겪었던 기억은 나 또한 여전히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안다. 교사를 보는 인식이 그닥 우호적이지 않음을. 해서 어딜 가도 가급적 내 직업을 들춰내는 일은 하지 않는다.
"선생님~"
학교 밖에서 보면 모른 채 해달라 학생들에게 말하건만 어찌나 크게 불러대는지 거리가 멀다 싶으면 못 들은 척한다. 가끔 발걸음 속도를 올려 달아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