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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y 19. 2023

논픽션 기반 동화의 한계

이상보다 현실.

"생택쥐페리의 어린 왕자" & "카프카의 변신"

 둘 중 어느 것이 더 접하기 편한지 묻는다면 대부분 전자를 택한다. 픽션을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여기지 않기에 난 오히려 후자가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그래서일까 내가 썼던 동화들도 지극히 현실적이다. 풍만한 감성이나 낭만적 아름다움을 담고 있지는 않다. 환경 문제를 소재로 삼다 보니 어두운 그림자가 글에 가득하다. 멸망에 가까웠던지 성급하게 반전으로 마무리하던지.


 인간은 대다수가 자신의 이익에 최우선을 두고 행동한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는 어떻게 생활습관을 바꿔야만 하는지 모르는 게 아니다. 불편함과 환경 살리기를 맞바꿀 의지가 다들 없는 것이다.


 환경 문제에 있어 모두가 '어린 왕자' 같은 감수성과 판단력을 갖고 있다면 해결은 손쉬워야 했다. 이지경까지 오지도 않았어어 했다. 하지만,  현실은 '외투'에 나오는 주인공의 가족과 다를 바 없다. 인류는 나쁘더라도 달면 취하고 좋은 것일지라도 쓰면 배척해 왔다.


픽션과 논픽션은 옳고 그름의 판단은 아니다. 이상을 떠올리고 현실을 바꾸느냐 아니면 현실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고 개선을 추구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지나칠 만큼 현실에 깊게 발을 담그고 동화를 쓰다 보니 감수성은 확실히 메말라 있다. 공모전에서 겨우 턱걸이를 하는 까닭임을 알게 된다. 잘 꾸며보려 시도를 안 해본 건 아니다. 결과적으로 참 어색한 글이 되어버린다. 쓰는 내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다 보니 한계가 명확했던 것이다. 내려놓고 보니 부족한 것들이 잔뜩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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