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heajigi Jun 09. 2023

수단과 목적의 이원화

나로 살아보기.


 직업과 생활을 분리했어야 했는데, 아내나 나나 교사의 일들을 일상생활까지 끌어들이고 있어 왔다. 그래서 집에서 나누는 대화까지도 학교의 연장선이었으니 이건 많이 잘못되었지 싶다.


 교사는 생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에서 끝났어어 했다. 잘 가르쳐야 한다는 과욕 또한 직업의 영역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게 했어야 했건만 그걸 삶의 목적처럼 안고 살아왔으니... 이제와 보니 나 스스로가 멍청이도 이런 멍청이가 없구나 싶다.


 직업이란 수단과 삶의 목적을 일치시킬 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상호간 지나친 간섭이다. 직장과 생활이 과도할 정도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던 것이었다. 교문을 벗어나면 개인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 짐을 집에까지 끌어안고 오는 우매한 일을 20년 넘게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없고 교사만 남아 있는 나를 직시하게 된다. 공모전에서 입상하니 시상식에서 작가님이란 호칭을 붙여주시는데 학교 울타리 밖에서까지 난 교사가 편하다 했을 정도니 이건 제 정신이 아니었지 싶다.


 이젠 교사의 옷을 벗어버리고 나로 좀 살아봐야겠다. 뭘 어찌할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교육 관련 생각들을 덜어내 보려 한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교사이고 싶다. 23년을 교사에 함몰되어 살았으면 이런 생활을 그만할 때도 되었지 싶다.


 머리를 비우고 나로 살아보기 시작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력도 운때가 맞아야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