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와전

왜곡이 일어나는 이유.

by Aheajigi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한껏 상기되기 직전의 상황임을 수회기 넘어 불안정한 숨소리로 직감했다.

"이혼 사유를 물어보셨나요?"

난데없는 질문에 뭔가 곡해가 있었구나 싶었다.

툭탁거리던 장난이 무릎으로 배와 턱을 가격하는 것으로 끝났기에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생활지도를 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해 놓고 잔소리를 한 내 실수다. 가만히 두고 보았으면 분명 일은 커졌을 텐데, 그래도 그냥 내버려둘걸 괜스레 개입해서 이런 소리나 듣지 싶었다.


니킥을 한 남자아이에게 무엇을 보고 그런 격투기 시합에서나 볼법한 일을 여자 아이에게 했는지 물었던 것이 와전된 것이었다.

이혼 사실도 몰랐고 내가 그걸 알아야 할 이유도 없는데 무슨 소리인지 반문했다. 아이 아빠와 차분하게 이야기는 잘 마무리되었고 사실 관계는 아이의 엄마로부터 듣게 되었다.


잔소리를 들은 아이가 할머니에게 본인이 아빠 닮아서 거칠어진 게 아니냐 투정 섞인 전화를 했고 할머니는 다시 아들에게 학교에서 아이에게 이혼한 까닭을 물어본 것 같다고 연락을 하신 것이었다. 말이 몇 사람을 거치니 나도 모르게 난 아이에게 부모 이혼 사유를 물어본 교사가 되어 있던 것이었다.


선별적으로 듣고 듣고 싶은 부분만 키우기에 말은 언제든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마련이다. 교사에게 생활지도가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들 생활은 어떻게 하든 간에 내버려 둬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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