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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n 19. 2023

글쓰기가 점점 싫어진다.

독재 향기


 출판을 앞두었던 두 번째 책은 점점 산으로 간다. 출근 전 이른 아침부터 출판사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논란의 중심에서 피해 가자 한다. 출판 계약서 서명 때문인지 나도 출판사도 먼저 엎자고 섣불리 말을 꺼내지 못한다.

 출판사에서 출간을 멈추자 했다면 시원스레 그러라 했을 텐데 고치잔다. 하나둘 요구조건을 들어주며 고치다 보니 내가 글 쓴 의도가 점점 희석된다. 글은 점점 길을 잃고 헤매는 꼬라지다.

 글 내용을 고쳤고 작가의 말도 전면 수정했다. 그리고 이제 민감한 용어를 바꿔달란다. 이 동화를 쓴 나조차도 내 글에 흥미를 잃어가니 책으로 완성한들 누가 볼까 싶다.

 가슴이 답답하다. 글이라는 픽션조차도 눈치를 봐야 하니 내가 민주국가에 사는 건지 독재국가에 사는 건지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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