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날이 풀리면 좋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부산스레 돌아다닌다. 나무는 조용히 싹을 틔울 뿐이다.
해가 오랫동안 하늘 가운데 걸려있으면 사람들은 더위를 피한다고 난리들이다. 나무는 잎을 더욱 초록빛 가득 물들이고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한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이제야 살만하다며 산으로 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무는 초록잎 끝을 서서히 붉게 물들이며 가을 옷을 갈아입는다.
차가움이 밀려들면 사람들은 코끝 시린 추위를 피해 저마다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 서둘러 발길을 돌린다. 나무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매서운 추위를 받아들이며 가만히 다음 봄날을 준비한다.
이래도 저래도 시간은 간다. 감정이 널뛰기를 하던 평온함을 유지하던 우린 같은 시간을 흘려보낸다. 쾌락에 가까운 기쁨을 찾으려 애를 쓰지만 그 끝에 절망과 우울이 시작됨도 우린 알고 있다. 나무처럼 평정심을 유지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건 참 쉽지 않다.
삶이 끝에서 끝으로 요동치며 빈번히 흔들리는 어리숙한 어른 보다 잔잔하고 안정적이며 한결같은 나무처럼 살기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건만. 내가 나무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니 이건 불가능이지 싶다. 나도 못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답시고 말할 수도 없고. 교육 참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