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말보다 번거롭다. 쓰는 행위를 위해서는 몇 번의 사고를 거쳐야 하며 내용에 맞는 나름의 논리도 고려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할 단어도 고심한다. 글이 생각만큼 쉬이 쓰이는 것은 확실히 아니긴 하다.
말은 상대로부터 보이는 무형의 메시지까지 고려해야 한다. 말은 휘발성이기에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알 길이 없다. 내 생각과 달리 곡해할 가능성이 다분하며 그래서 대화 종료 후에도 뒤끝이 께름칙하다.
번거로운 글을 말보다 선호하는 까닭은 왜곡의 빌미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민감한 시기에는 더욱더 글로 의사를 주고받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