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부모와 '내가 할래요' 아들
자기 주도성
아내와 연애할 때 "뭘 먹을까?"에 매번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다. 문제는 "아무거나"라고 서로 말했기 때문이다. 배려라기보다 서로 자기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때론 정확하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던 것도 있다. 아주 중요하다 싶은 일이 아니면 아내나 나나 주장하는 바를 관철시키려 열성을 다하지 않는 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들에게만큼은 늘 주도권을 주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할 때 아들은 여행지도를 항상 품고 있었고 아들이 선택한 장소로 향했다. 먹고 싶은 것 역시도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 보지 말고 말하라 했다. 그래서일까 어린 아들은 '내가 할래요!를 자주 말하곤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도록 늘 주의를 주었다. 타인에 대한 피해도 절대 안 된다 했다. 주변 사람들을 고려해서 자기주장을 하도록 수시로 잔소리를 했다. 다행스레 사춘기로 접어들면서도 또래와의 문제는 없었다.
끌려다니기만 했던 학창 시절 나와는 달라 다행이다 싶었다. 나처럼 참고 참았다 할 말을 폭발시킬 것 같지 않아 안심이다.
예스맨이 미덕이라 강요받았던 시대를 살았던 나와 달리 아들은 자기주장을 적절하게 하면서 살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