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학생이나 학부모를 더 이상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교사가 수많은 노력을 통해 그 무엇을 해왔던 간에 어떤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학생이나 학부모가 돌변하게 됨을 알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와 거리 두기를 하는 이유이다.
매사 위험성을 알리고 어떤 방식으로든지 기록으로 남긴다. 지도했으나 이행하지 않는 학생은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다. 사고가 날 위험성이 크더라도 말이다. 위험하다고 제지하거나 소리라도 크게 외치면 정서적 아동학대로 되려 역풍을 맞기 때문이다. 교사는 지도에 대한 증빙자료를 남기고 이를 어기는 행동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학교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려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학여행이나 야영은 기피 그 자체다.
학생을 대하는 모든 것이 조심스러워진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우고 학생들로부터 멀리 떨어지려 하는 교사의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것이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학생과 이를 적극 옹호하는 학부모들이 그 순간순간은 얼마나 행복한지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위협에 대한 울타리도 사라짐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예전에는 밤 11시가 넘어 아이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여 새벽까지 학부모와 같이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수업이 끝나면 웬만해서 전화를 받지 않고 11시가 넘으면 핸드폰 전원을 오프 시켜 버린다.
가정 문제로 가출한 아이까지도 내 몫은 아니라 생각하는 것은 거리 두기로 인한 결과이다. 내 아이처럼 가르친다는 착각 속에 살았다는 것을 알았고 이제 명확한 남의 자녀를 가르친다 매 순간 확인하며 조심조심 학생들을 대한다.
교사들의 조심스러움은 다름 아닌 학생과 학부모 행동에 대한 보이지 않은 대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