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뭔 줄 알아?"
군대에서 이런 난데없는 질문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건 갑자기 뭔 개소리인가 했다.
"그것도 모르면서 무슨 교대를 다닌다고..."
군대는 계급이 깡패라고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어안이 벙벙했지만 내키는 대로 지껄이는 그 작자는 중위이고 난 이등병이었던 것을.
그 또한 교대출신.
언젠가 그 잘난 척하는 이가 뭐라도 했으려나 싶어 이름을 검색해 본 적이 있다. 교사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는 듯 나를 내려다본 그는 그 흔한 연구대회나 공모전, 관리자 어디에도 흔적은 없었다.
학교마다 기피하는 학생이 등장하면 그 학년은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다. 그 자리는 전입해 온 교사들이 떠맡는다. 발령 4년 차 내가 그랬다. 6학년 3개 반은 발령 4년 차인 나와 3년 차인 두 여자 선생님이 끌어안았다.
첫날부터 사건의 연속인 것도 벅찬데 경력이 있다는 자가 자꾸 충고질이다. 그는 마치 아이들의 세세한 정보를 알고 있는 양 연신 떠들어대고 있다. 교감과 의논하는 가운데도 끼어드니 시간은 계속 딜레이 되고 있었다. (훌륭하게 경력도 많은 본인조차도 힘들까봐 맡지 않았으면서 이 무슨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인지 싶었다.)
나한테만 그러나 했다. 다른 옆반 선생님들은 더 심하다며 하소연을 한다. 참다 참다 6학년 일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끄시라 말한 뒤에야 입조심을 한다.
물론 이것은 내 앞에서나 그런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내가 버릇이 없다며 험담을 한 것을 모르지 않았다.
반에 있는 가출 아이도 가르쳤나 본데, 이 자가 양육자에게 아이가 한 번만 더 집에 안 들어가면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협박을 해서 오히려 아이를 향한 폭력이 심해졌음을 나중에 알았다. 이자는 아빠가 계부라 나에게 알려줬지만, 내가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가서 양육자와 대화를 나눠보니 아빠는 친부고 엄마가 계모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자로 인해 학교에서 이 집으로 전화를 하면 아이를 때렸음도 그때 알았다.
사안 전체를 교감과 교장에게 알리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뭐 하나 제대로 처리도 못하면서 후배가 보이기만 하면 조언이랍시고 참견질을 하는 그자는 퇴직하는 그해까지 같은 학교 교사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었다.
교대도 과라는 게 있다. 나는 학번은 말할지언정 과는 잘 말하지 않는다. 얼차려를 시키며 대학생활을 가르친다 했던 바로 윗기수 선배란 것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개차반이었기 때문이다. 군대가 어떻다고 큰 소리를 내길래 그런가 했다. 상근예비역 주제에 난리를 친 건 이후에 알았다. 나중에 사석에서 만나니 또 군대 이야기다. GOP에서 현역 만기 제대한 나한테 군대 이야기 하는 거냐 말했더니 다른 곳으로 슬그머니 피한다.
같은 학교 근무하자 해서 갔더니 3명분의 일을 나에게 떠넘겼다. 여자관계까지 지저분해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한다. 한학번 후배니 세세한 내용을 잘 아는지 주변인들이 자꾸 내 옆구리를 찌른다. 난 쓰레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일갈해 버렸다. 행여나 같은 동선에 포함되면 똑같은 급으로 취급받을까 싶어 최대한 멀리하는 부류들이다.
같잖은 조언질을 참 많이도 들어왔다. 대부분은 언행불일치나 함량 미달들이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했던가!
앞섰다면 주댕이가 아닌 족적을 남겼으면 싶다. 타인을 향한 어쭙잖은 조언질 말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깜냥도 안 되는 것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또 얼마나 많이 누군가에게 쓸모없는 충고질을 하고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