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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분류하는 자신만의 카테고리

우린 몇 겹의 가면을 쓰고 있다.

by Aheajigi

주변 사람들을 자신만의 카테고리에 묶는 일은 누구나 하는 행위이다. 가까이 두어야 할 부류, 이도저도 아닌 거리에 남기는 부류, 그리고 상종하지 말아야 하기에 최대한 멀리해야 할 부류 등등


개개인이 이렇게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주변 사람에 대한 범주화시키기는 정답도 없고 판단의 기준 또한 지극히 주관적이다. 누군가의 카테고리에 분류된 나에 대한 관점은 커다란 사건사고가 있지 않고서야 쉽게 바뀌지도 아니한다.


이런 분류 행위를 다들 모르지 않기에 상당수의 사람들은 타인의 뇌리에 자리 잡은 인간분류 창고에서 자신의 포지션이 하질로 취급되지 않고 싶어 한다. 흔히 일컫는 평판 좋은 사람을 위해 적잖이 노력들을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열심히들 포장한다. 성격, 미소 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값비싼 액세서리(복장)까지 동원해서...


하지만 이러한 허상은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지없이 무너진다. 위기의 순간, 힘든 일을 목전에 두었을 때, 그리고 큰 이익을 둔 선택의 기로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본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내고야 만다. 살아남기 위한 본능, 차지하려는 욕망은 항상 가식을 뛰어넘기에.


우리 모두는 몇 겹의 가면을 두르고 살아간다. 내가 분류한 남들 또한 그러한 가면 뒤에 본 얼굴을 숨기고 있다. 내가 누군가를 선별하는 일이 얼마나 부정확한지 모른다면 스스로 누군가를 만나고 살아가며 크고 작은 배신감을 받은 일들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사람은 최대한 편하고 싶고 많은 것을 가지길 원하며 어느 것 하나 빼앗기는 것을 기분 좋아라 하지 않는다. 욕망의 크기만 다를 뿐 결코 큰 차이가 없다. 누군가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서로 투명해야 한다. 고로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길고 오래 보아왔어야 하며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아야만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과 어울림에 있어 언제나 서로에 대한 가면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에게 가면이 덧씌워 있듯 저들 또한 다르지 않음을 인정해야 배신감에 따른 데미지를 적게 받게 된다. 인생사는 감안해야 그럴 수 있다고 넘기며 다음 순간의 삶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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