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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는 거짓말이다.

노동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쉼도 중요하다.

by Aheajigi

개미와 베짱이를 필독서처럼 읽는 이 나라 사람들은 개미는 모두 부지런할 것이라 생각한다. 개미의 습성을 조금만 자세히 관찰했거나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면 일개미 중에서 적지 않은 숫자는 이동만 할 뿐 무엇인가를 옮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물론 노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일개미가 쉼 없이 평생을 성실하게 일했다면 번아웃으로 멸종에 직면했을 것이다.


늘 성실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어떻게 항상 성실할 수 있는가? 과연 성실함을 입에 달고 있는 분들께서는 평생 매사에 성실하실까?"

성실은 육체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을 동시에 소모하기 마련이다. 열정의 에너지가 쉼 없이 차고 넘치는 사람은 없다.


미련한 워커홀릭 문화에 찌든 기성세대는 단 한 번도 살아오면서 쉼을 배운 적이 없다. 그렇다고 자신이 말하는 만큼 성실하지도 않다. 이들은 음주 가무가 쉼이라 착각한다. 어떤 것이 쉼인지 그것을 어떻게 누려야 하는지 이 사회 어디에서도 경험적 혹은 지식적으로 가르쳐주는 이들이 없었기에 그러했기도 했을 것이다.


어쩌면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쉼이 중요함을 짚어볼 생각도 못할 만큼 자아성찰이 되지 않았을까도 참 신기할 노릇이긴 하다.


출장으로 방문한 북유럽 학교에서 참 우매한 질문을 했더랬다.

"왜 봄과 가을에 방학을 하는가?"

단순한 호기심이에서 던진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난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봄과 가을이 가장 날씨가 좋으니 마음껏 즐기라고 그 시기에 방학을 한다."

더운 여름은 시원한 교실에서 & 추운 겨울은 따뜻한 교실에서 공부하면 된다는 것을 왜 생각지도 못했는지...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에 찌들었으니.

화창하고 좋은 날 자연을 누리며 쉼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 싶다.

우린 어떻게 이런 마인드로 행복을 향유하겠다는 것일까? 우리가 진정 행복을 누리는 것보다 하늘에 별을 따는 게 빠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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