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의식하도록 지도해야 하는 이유.

나 어때?

by Aheajigi

어릴수록 자기 중심성은 강하다. 갓 입학하는 자녀에게 네 기분이 가장 중요하고 마음껏 하라 응원한다면 만 7세의 질풍노도를 마주할 것이다. 어쩌면 법원과 변호사를 대할 일도 겪을 수 있다. 이런 사태를 원하는 학부모는 없으리라 믿고 싶다.

"내가 어떤지 친구들에게 물어보게 하라!"


내가 과연 남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 물어보는 일은 나름 자신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지나치게 강할수록 타인과의 갈등은 빈번하게 때문이다. 일평생 남과 전쟁을 치르게 할 것이 아니라면 주변에 대한 관심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선입견을 갖고 타인을 대한다."

첫인상이 바로 그것이다. 심지어 나이가 들수록 말 한마디 나눠보지 않고도 누군가에게 호감을 보이는 반면 적개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자신이 겪어온 사람에 빗대어 또 다른 누군가를 쉽게 재단해 버린다.

자녀의 말과 행동은 분명 또래들의 피드백을 받기 마련이다. 긍정적이라면 다행, 부정적이라면 신중한 접근이 분명 필요하다.



"말하지 않지만 교사는 당신의 자녀를 어떤 그룹에 범주화시키고 있다."


수많은 학생들을 마주하다 보면 교사 역시 선입견은 생기기 마련이다. 새 학기 학생들은 족히 일주일이면 교사의 머릿속에서 범주화시킨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서 그 근거들을 찾기 마련이다.

[개구진 아이, 맹수처럼 약자를 노리는 아이, 아무 생각 없이 무리에 휩쓸리는 아이, 소심한 아이, 무기력한 아이, 아주 드물게 성실한 아이

치장에 올인하는 아이, 상황과 사람을 통제하는 아이, 눈치만 보는 아이, 말없이 할 일을 하는 아이, 관심 끌기를 갈망하는 아이]

남자아이와 여자 아이의 성향 차이가 있기는 하나 어떤 방식으로든 카테고리로 묶어버리기 마련이다.

"자녀에 대한 평가는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아이들의 기질들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형성되거나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이미 확연하게 표출되었다.

대부분 현명한 양육자들은 자녀를 잘 간파했을 것이다. 만일 몰랐다면 에둘러 알려준 정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함에 원인이 있다. 어린이집부터 유치원까지 아이를 지켜본 교사들이 자녀의 성향들을 수차례 넌지시 알려주었을 테니 말이다.



"타인의 평가가 중요한 이유."


평가에 따른 기대치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괜찮은 아이라 모두가 여긴다면 주변의 기대는 한없이 올라간다. 사람이란 기대를 충족하려는 욕구가 있기에 노력은 배가된다.

반대로 결과치를 평가절하 당하기도 한다. 기대가 낮으면 우연 혹은 행운으로 치부한다. 노력에 대한 결과를 온전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주변 반응이 시큰둥하면 학습에 대한 흥미는 잃게 되기 마련이다.



"학생을 더욱 명확하게 범주화시키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그들의 양육자들이다."


교사가 아이를 카테고리에 고착시키는 또 다른 루트는 바로 학부모와 면담이다.

통제 불능의 아이가 있었고 매시간마다 아이들 불만이 폭주했다. 학습은 물론 축구까지 제멋대로 하는 탓에 또래들은 골치를 썩었다. 이 아이의 부모는 면담 당일 하이힐을 신고 당당히 교실로 들어왔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담임교사인 내게 뭘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반짝이 향연이었다. 핸드백과 손톱은 큐빅 잔치였다. 자기 과시를 해야 하는데 폼 떨어지게 학교 슬리퍼를 신을 수는 없었을 것으로 판단함이 분명했다. 통상적으로 지키는 학교 실내 슬이퍼 사용, 아니 실내에서 실내화를 신는 간단한 룰을 가뿐히 무시하는 모습에서 아이의 막무가내 행동이 나왔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 학부모도 분명 학교를 다녔을 텐데 말이다.



내 아이의 기질이 교사와 또래 아이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어느 레벨의 카테고리로 분류될지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세심하게 관찰하고 어떤 기질들이 문제를 야기할지 살피고 개선을 위해 입학 전 미리 충분히 신경 써야 한다.

"웃으며 먼저 인사한다."

"친구 이름을 기억하고 자신을 소개한다."

"잘 지내려 노력하되 감정이 상하면 기분이 나쁜 부분을 차분히 상대에게 말하도록 한다."

"항상 안전하게 생활한다."

"해서는 안될 일이라면 절대 따라 하지 않는다."

"그 누구에게도 해를 가하지 않는다."

자녀의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지속적인 지도와 잔소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엇나가기 시작하면 타인의 선입견은 쉽게 달라지지 않음을 알 것이다. 그저 그런 아이란 카테고리에 자녀가 담기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수월하고 원만한 학교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아이의 기질이 구두로 인수인계될 뿐만 아니라 고칠 수 없는 기록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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