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시작한 지 8년, 첫 책을 출판한 지 3년째 접어든다.
드라마틱한 전환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기에 기대도 실망도 없긴 하다.
흘러가다 좋은 것을 구경한 그런 기분이다.
바뀐 것이 있나? 싶을 정도이지만 소소하게 달라진 것은 있다.
잘 쓰지도 못하는 글을 쓴답시고 뭔가를 계속 끄적거린다.
너저분한 책상에 이리저리 낙서처럼 적어두다 보니 치우라는 잔소리를 계속 아내로부터 듣고 있다.
쓰고 있는 글과 쓰려고 끄적거린 것들을 보니 자기 복제를 하고 있어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심하다 보면 또 길은 보일 테니 초조하지는 않다.
써지면 쓰고 안 써지면 말고라서 압박은 없다. 중압감은 출판 계약을 맺고 책임질 일이 생겼을 때라는 것을 알기에 끄적거림에 힘겨워하지는 않는다.
10년, 5년 뒤 미미하게라도 내 삶에 긍정적 변화가 있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