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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Feb 05. 2024

독서 & 논술 : 기술 & 조사

옳고 그름이기보다.


 흔히 독서로 배경지식을 쌓고 조건에 알맞은 논술을 지도한다고들 말한다.

 독서논술이 어떤 패턴으로 진행되는지 체험하지 않아 간접적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기는 하다.

 아들도 유사한 사교육을 받는다. 책을 선정하고 정독을 한다. 관련 내용을 물어보고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과제가 부여되고 질문에 합당한 논거를 들어 1천 자 원고지에 기술한다.


 효과가 있고 없음 혹은 내방식의 월등함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라는 시스템은 시간이 한정적이고 다루어야 할 것들이 많다. 을 읽어오라 하면 학생들은 이행하지 않고 양육자들은 교과서에도 없는 것을 뭐 하려 하냐며 민원을 제기한다.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과 호기심을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읽은 아이들만 별도로 가르칠 수도 없는 일이다.


 일단 질문을 제시하고 생각할 시간을 부여한 뒤 집단 협의를 시킨다. 배경지식은 빈약하고 오류 범벅인 견해들로 결론 도출은 실패할 것이 뻔하긴 하다. 그럼에도 결과가 충분히 예견되는 일을 시키는 이유는 스스로 알고 있고 옳다고 생각한 것들이 또 다른 주관적 주장들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눌려버리는 경험을 통해 진리라 믿었던 확고한 신념이 산산조각 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에 빈틈을 느꼈거나 종교처럼 맹신하는 주장을 진실로 관철시키기 위한 또 다른 노력의 필요성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각자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찾거나 관련 책을 읽도록 하여 능동적이고도 적극적 읽기를 유도한다.


 독서와 논술, 기술과 조사의 우열을 가리기 위함은 아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궁여지책일 뿐이다.


 글쓰기 지도 자체도 어렵지만, 민원이나 거부 행동은 사실상 가르침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교사들을 내몰고 있기는 하다.


 쓰기가 학습의 근간이라 믿어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매번 좌절한다. 점점 쓰기에 몰두하는 것은 학생이 아닌 내가 되고 있으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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