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heajigi Jan 30. 2024

설렘

어쩌면


 나를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부모로서 책임, 직장인으로서 의무, 사회를 구성하는 자리의 책무를 빼고 말이다.


 역할에 대한 충실한 이행이 버거워서였을까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일들이 갈수록 줄어든다 싶어 생각이 한참 멀리 와버렸다.


 무료함이나 따분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생동감 치게 살았던 과거의 아련함 때문인 듯싶다.


 그리고 내가 대하는 많은 것에서 설렘이 사라졌음을 발견했다. 사람도 사물도 말이다. 음식을 먹어도 여행을 가도 격한 감흥이 이젠 없다. 누군가 만나자한 뒤 약속이 어그러진다 하여 감정상태가 뒤틀리지 않는다. 기대가 있어야 설렘도 있건만 나를 향한 그 무엇에 대한 바람이 점점 줄어든다.


 어쩌면 이미 아는 삶의 맛이라 그런지 모르겠다. 친숙하지 않지만 언젠가 겪었던 것이거나 아니면 유사하다 이미 결론을 지어버리는 일들이 실제로 많아진다.


한편으론 이것이 잘 살아가고 있음의 반증일 듯싶다. 여전히 삶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다이내믹하다면 난 심장이 쫄깃거려 명을 단축했을 테니 말이다.


예전 같았으면 아니 그때가 그립다는 욕심이 엉뚱한 생각을 불렀다. 나이가 현명함을 배워야 하건만 미련만 늘어가니 큰 일이다. 이 나이에 걸맞은 사고의 옷을 찾아야 할 듯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평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