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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Feb 02. 2024

인사를 시키지 않는 이유

기성세대의 멍청함


 인사말 앞에 '존경하는'이란 어울리지도 않는 형용사를 넣어 학생들에게 강제로 인사를 시키는 이가 있다. 그가 존경할 만한 구석이라도 있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테지만 실상은 그와 정반대다. 능력대비 복어마냥 자신을 부풀려 실상은 공갈빵에 가까운 자다. 자리가 능력인 줄 아는 이기에 점수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 원하는 자리는 차지할 듯싶다.


 반면 난 인사를 시키지 않는다. 가끔 외부강사가 수업을 할 때는 인사하고 시작할 뿐 내가 학생들에게 억지 인사를 받은 적은 없다. 인사는 결국 아는 체를 하는 마음이다. 마음이 움직여 상대에게 본인을 드러내는 행위다. 예절을 말하며 배꼽인사를 시키는 것들을 보면 왜 저럴까 싶다. 머리를 조아려야 예절이라 하나 본디 예절은 상호존중이다. 누군가에게 마음에도 없는 배꼽 인사를 시켰다면 자신의 허리도 그만큼 구부려져야 한다. 실상 그런 일은 별로 없다. 허리의 각도를 중요시하는 인사 강요하여 받는 것은 그들보다 높은 지위임을 확인받고 싶은 얄팍한 과욕일 뿐이다.


교사는 포지션이지 계급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인사를 시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사의 중요성을 가르치긴 한다. 동네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 자신의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지도한다. 혹시 모를 일에 내가 자주 인사를 했던 경험이 인사를 받았던 이들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압력으로 인사를 시키지 않을 뿐 학생들의 인사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움직인 녀석들은 수줍게 혹은 발랄하게 인사를 건넨다.


 흔히 늙어가는 세대들은 새로운 세대들을 싸잡아 예절이 없다고들 한다. 예절 많다고 착각하는 당신들의 윗세대들도 당신들의 버릇없음을 지적한 것은 까맣게 잊고 말이다. 예절이 없다 말하기 전에 새로운 세대들에게 무엇을 보여주었나부터 반성해라. 새로운 세대의 예절이란 것도 결국 그들을 비난하는 당신들이 가르쳤음을 모르는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미련함 탓이지 예절 없음이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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