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건강하게만 자라면 되나요?

점점 아들이 바쁘다.

by Aheajigi

"건강하게만 태어나라!'

엄마 뱃속의 아이를 두고 부부가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이런 바람은 믿는 신과 안 믿는 신께도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을 정도였다.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의 생각은 달라진다. 얼마나 큰지 내지는 잘 먹는지를 비교한다. 목 가누기와 뒤집기까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이의 변화에 귀를 쫑긋한다. 먼저 발달 행동을 취했다 자랑하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마음속에서 자신의 아이를 상대로 경쟁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조금 더 앞섰으면 싶은 욕심본능이 작동한 것이다.


"건강한 것은 기본, 이제 남들보다 앞서 가야지!"

학교라도 들어갈 시기가 되면 자녀에 대한 채찍질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선행학습은 안 시키겠다 다짐했건만 방학 때 집에서 시키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는 학원으로 아들을 내몬다. 물려줄 것 없는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앞으로 잘 살 수 있도록 미리 준비시켜야 한다는 빈약한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말이다.


미래를 준비시켜 줄 수 없음을 알면서도 자녀의 교육을 두고서는 왜 이리 불안한지 싶다. 건강하게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망각의 저편으로 밀어냈나 보다.


"고생했어 아들. 하는 만큼 해보고 안 되어도 괜찮아. 성적이 전부는 아니야."

어둠이 내린 밤 아들을 학원에서 데려오며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걱정하는 아들에게 건넨 말이다.

'아빤 아들이 건강한 것으로 충분함을 잊지 않으려 해.'

점점 바쁘게 살고 있는 아들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