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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r 23. 2024

내가 학생을 키우는 방법 2

더 특별하게


매뉴얼은 가장 기본적인 요구 조건이다. 이것에 함몰되면 발전은 없다. 배움에 있어 가이드라인은 넘어서야 할 최소 기준선이지 맥시멈은 아닌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행 교과서는 최악이다. 책에 기록할 공간이 단 한 줄뿐이라면 학생들은 그 칸을 채우는 것으로 충분한 과업을 완수했다 착각한다.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빈대를 낮은 깡통에 가둬서 뛰어오르는 높이를 낮춰버린 꼴이다.


내가 종종 교과서를 치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수많은 교사들은 교과서를 바이블처럼 여긴다. 이건 학생이나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교과서를 만든 이가 대단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거나 적어도 대학교수쯤은 된다 믿는 것이다.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교육과정에서도 누누이 교과서는 보조 자료일 뿐이라 언급한다.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고도 했고 말이다.


교과서로는 원고지 한두 장을 겨우 기술하지만 기록지 서식만 바꿔도 학생들 중에서 일부는 1천 자를 가뿐히 쓰고도 남는다.

그래서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녀석들에게는 별도의 서식을 제공한다. 너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특별함을 부여하면서 말이다. 다른 녀석들이 차별이라 아우성칠 듯 우려할 수도 있다. 대부분은 오히려 많이 노력해야 하는 일에 포함되지 않아 다행이라 안도한다.


떡잎이 기대되는 녀석들을 더 특별하게 대하는 것이 내가 몇몇 학생을 키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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