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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y 09. 2024

삶에서 상호작용적 리엑션

작용과 반작용

 인생이 자신만만할 때는 삶을 스스로 개척한다 생각한다. 드넓은 들판에 깃발을 먼저 꼽으면 내 땅이 되듯 말이다. 알고 보면 그 땅에도 주인이 있었음을 모른 채 말이다.


 갖은 음식을 한다. 출중한 실력이었다면 난 교직을 때려치우고 요리사의 길로 나아갔을 테지만 스스로 내가 절대 미각이 아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요리에 엄청난 흥미가 있어 몰입의 경지에 이른 것 또한 아니다.

 그럼에도 국과 반찬이 올려진 한상 차림의 보잘것없는 능력치를 습득함에는 어떤 작용이 있었나 싶었다. 그리고 혼자 있을 때 내 모습에서 답을 찾았다. 아내가 외출하고 아들이 친구 모임으로 나가면 난 항상 끼니를 라면으로 한다. 음식 만드는 것도 번거롭지만 설거지는 더 싫다. 냄비 한 개와 젓가락 한 짝이면 끝나는 것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반면 온 가족이 있으면 장보기를 해서라도 한상 가득 반찬을 만들고 있다. 어설픈 음식이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아내의 리엑션 덕이고 쑥쑥 커가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함이다.

지독하게 귀찮아하는 요리를 하게 만드는 것에는 내 의지 보다는 내 가족의 리엑션이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어른인 나조차도 둘러싸인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움직인다. 누군가 힘들어하는 이가 있다면 주변의 리엑션에 따라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키우는 자녀에게 어떤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과 마음을 건네야 할지 신중하게 곱씹어 바꿔야 할 이유이다.

내가 누군가의 반응에 관심을 두고 기대치를 달성하려 노력하듯 타인도 마찬가지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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