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까?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
출장으로 방문한 동남아시아 한 나라는 입국 심사장부터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입국 심사에 사용하는 서류를 한 살 아이가 작성하지 않았다고 입국을 거부하자 직원과 관광객의 언쟁이 벌어졌다. 바로 심사장 밖에서 이를 보던 가이드가 잠깐 관광객을 불러낸다. 10여분 설득한 뒤 결국 여권 사이에 달러로 보이는 지폐를 함께 제시하자 무사히(?) 통과하였다. 비행기에 탑승한 수백 명이 지켜봄에도 직원은 참으로도 태연하게 돈을 받았다. WOW!
현지학교 탐방 시기가 방학식 날이었다. 길게 늘어선 학생줄 끝에 교사로 보이는 어른이 서 있었다. 아이들은 인사를 하고 교사에게 흰 봉투를 하나씩 건넸다. 혹시나 싶었지만 그래도 설마 했다.
"저 봉투 속에도 혹시?"
가이드에게 묻자 예상한 그거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돈주기가 일상이니 공항 입국장에서도 당연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란 것을 알았다.
"돈 받기는 당연한 것"
그들이게 이상할 게 없는 자연스러운 행위였던 것이다.
유럽 선진국은 아이들 놀이터를 설계할 때 사용할 아이들에게 먼저 물어본다고 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공간에 아이들의 생각을 묻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놀이터를 만든다고 아이들의 의견을 듣는 일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수많은 놀이터들은 거의 흡사하다. 학교 운동장 놀이시설은 정말 닮은꼴들이다. 우리에게는 어른들의 생각으로 놀이터를 짓는 게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당연한 것은 없다."
과거로부터 행해왔고 큰 문제가 없었으니 그대로 진행하는 일들은 너무 많다.
"왜?"
"일을 추진하는 이가 편하니까!"
한 번만 다른 측면에서 생각하면 얼마든지 개선될 개연성은 많다.
하나하나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을 달리볼 필요가 있다.
'난 그동안 얼마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겼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