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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n 19. 2024

수포자 16.6%

엉뚱한 해결책


고2 수학 기준점 이하 성취도를 보이는 비율이 16.

6%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다.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은 아니나 표본검사에서 이 정도라니 실상은 더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가이다. 저 수치를 보고 정책 입안자들은 최저학력 향상을 위해 힘쓰겠단다. 본인들이 힘을 쓰면 저 비율이 줄어든다는 자신감은 어떤 논리를 근간으로 하는지 모르겠다.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고 결국 학생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 어떤 프로세스도 무의미하다. 누구 마음대로 수치를 줄이겠다 자신하는 것인지 기가 차다.


실업계 고등학교 실상을 안다면 어떤 말을 이어갈지 참 궁금하다. 수업을 시작하면 대놓고 잔단다. 밤샘 게임을 위해 학교는 충전을 한다고 생각한단다. 시험조차도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마킹을 전혀 안 하거나 단 5분 만에 끝낸다고 가까운 분께 들었다. 시험문제가 여기서 나온다고 알려줘도 책은 거들떠도 안 보니 어쩌면 이런 행태는 충분히 예상한 반응이란다. 왜 이들이 공부에 관심을 두지 않을까? 정책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정책도 인풋이 안된다. 미련 곰탱이 같은 것들은 제 잘난 맛에 뇌피셜로 이런저런 쟁책이랍시고 꺼내 들지만 개선된 것이라고는 자기들이 수치화시킨 그래프뿐이란 사실을 그들 자신들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모두 공부를 잘할 수는 없다. 애초에 공부는 마라톤처럼 순위를 내기 위해 세팅이 되어있었다. 우열을 가리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는 개소리를 해대고 있으니 한심하다. 그 누군가는 자신처럼 하루에 20시간 공부하면 모두 변호사가 될 수 있다 했다. 그 많은 학생들이 모두 변호사가 되면 세상이 잘 돌아갈 것 같은지 한 번이라도 생각을 해봤는지 너무 궁금하다. 각자의 재능에 맞게 나름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면 차라리 선택지라도 많아지니 희망이란 것을 품어볼 수 있다. 최고가 아니라도 조금씩 나아감에 보람을 찾는 것이 삶이라 알려주면 주저앉거나 헤매이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


멍청하고 고집불통인 자리차지한 이들 덕에 오늘도 세상은 어지러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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