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이 판을 친다. 예전에는 사교육 경감을 위해 노력하는 시늉이라도 했다. 이제는 이런 논의조차 없다. 멍청한 교육 당국은 최저학력만 놓고 열을 올린다. 최저학력을 도달하고 미도달 하고의 여부가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 0점으로 꼴등인 아이와 60점으로 꼴등인 아이의 좌절감에 차이가 있을 성싶은가!
교육을 기회균등으로 보면 커다란 오산이다. 학벌이 노력만으로 쟁취된다 생각한다면 커다란 착각이다. 사교육으로 무장한 가정에서 자란 학생과 사교육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의 학생은 엄청난 학벌의 격차를 보인다. 이건 또 다른 의미의 신분제로 고착화되어가고 있다.
교육제도가 기득권층의 부와 권력 유지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의대정원 증가와 함께 지역인재 선발을 노리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학생들이 대거 지방이전을 추진한단다. 지방에 집을 마련한 뒤 인근 고등학교로 전학을 시켜서 해당지역 의대에 들어가기 위함이란다. 소득과 지위가 높은 자리는 모두 차지해 버리겠다는 기득권층들의 움직임이다.
이 나라에서 교육은 공평하지 않다. 학생들의 출발점이 부모의 경제력과 관심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계층을 뛰어오를 사다리를 사교육이 걷어차버린 것이다.
일말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교육시스템 안에서 노력이란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교육은 점점 가진자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