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시험 & 부모 시험

노력

by Aheajigi

중2 아들의 기말 시험을 앞두고 잠을 설친다. 아들도 아내도.

아들의 공부 스타일은 아내를 꼭 빼다 닮았다. 대학시절 CC였던 아내와 나는 시험을 앞두고 틱탁 거렸다. 아내는 항상 공부를 같이 하자했고 난 절대 싫다 했다. 늘 아내가 이겼고 시험공부를 결국은 같이 했다. 난 쫄딱 망했고 아내는 제법 잘 보았다.

결혼 이후에도 같은 연수를 신청하자고 해서 난 반대하며 고집을 부려봤으나 결국 아내 뜻대로 함께 연수를 받았다. 문제는 또 연수 시험공부를 같이 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아내는 쉼 없이 내게 물어왔고 난 대답해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내의 학습 스타일은 상대에게 설명하듯 말하면서 자신의 기억을 정리한다. 반대로 난 조용히 공책에 끄적거리면서 정리한 내용을 암기하는 스타일이다. 아내의 설명 공세에 연수 시험도 난 망쳤다. 내게 쉴 새 없이 물어봤던 아내는 100점, 설명하느라 바빴던 난 95점.


중2 아들의 학습 스타일도 아내와 판박이다. 아들은 아내를 붙잡고 설명하고 질문하며 기말고사를 준비 중이다. 덕분에 아내도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잘 수가 없다. 옆에서 지켜보는 난 신기하면서도 웃음이 난다. 어쩌면 저런 것도 유전이 될까 싶었다.

눈이 퀭한 아내가 대학시절 내가 힘들었겠다며 뒤늦은 이해를 해준다. 나 또한 아들과 아내가 잠을 잘 때까지 깨어있다.


아들은 사회로 나아가는 시험에 들어섰고 아내와 난 자녀를 잘 케어하는 부모로서의 시험에 들어선 기분이다. 아들도 아내와 나도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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