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들에게 배우다.
스승의 날에 대한 오해
"어린이날은 어린이가 선물 받는 날이고, 스승의 날은 선생님이 선물 받는 날 이래!"
5살 아들의 말에 화들짝 놀랐다.
사실 난 스승의 날이 일요일이거나 아니면 이 날 재량휴업일로 정해서 학교가 문을 닫았으면 싶어 했던 적이 있었다. 다행스레 지금은 김영란 법이 통과되어 스승의 날이 거북하지 않게 되었지만.
사람이 무엇인가를 건넬 때는 분명한 목적과 의도가 있기 마련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이유 없는 친절까지도 항상 경계해 왔다.
첫 발령 때부터 스승의 날이고 아니고를 떠나 선물은 거절했지만, 스승의 날만 되면 정체 모를 무엇인가가 꼭 교탁 위에 놓여있었다.
선물의 출처를 찾아낸 뒤 "마음만 받는다고 전해드려 줄래?"라고 말하며 아이 편에 선물들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냈다. 기껏 준비한 선물이 거절당하면 기분이 좋지 않을 터 '참 까다로운 선생'이라는 말을 듣기 일쑤였다. 내가 뭐 하고 있나 싶었다.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고 있을 때,
오래전 가르쳤던 아이로부터 카톡으로 감사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8년도 넘었는데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선물이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들이 말한 선물과 내가 미루어 짐작한 선물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말이다. 잠자리에서 아들 머리맡에 누워 물었다.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어떤 선물드려야 할까?"
"선생님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면 된데."
스승의 날을 교사인 내가 너무나 크게 오해하고 있었나 봅니다.
5살 아들로부터 크게 한 수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