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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렁이려는 일상

늘 잔잔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by Aheajigi

삶이 시작부터 끝까지 잔잔할 수는 없다. 세상 나 홀로 존재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 해도 언제까지 잔잔할지 장담치 못한다.


하물며 타인과 공존하는 인생이란 시간이 결코 요동치지 않을 리는 없다. 언젠가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는 충격은 직간접적으로 삶을 흔들리게 만든다.


평온한 일상에 대한 바람이 실현 가능성 없는 욕심이란 것을 안다. 그래서 불시에 들이닥칠 일이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라도 되면 감사할 따름이다.


늦은 시간, 이른 아침의 연락은 잘 받지 않는다. 좋을 것 없는 소식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주말 아침 메시지를 확인하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아버지의 입원 소식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시다 쓰러지시면서 어깨가 부러지셨단다. 가본 적 없는 작은 도시로 향한다. 정리하지 못한 시골집을 치우고 암수술 이후에 드시던 약을 챙긴 뒤라 정신은 없다. 입원에 필요한 물건들도 주섬주섬 챙겼다.


거동은 하시니 불행 중 다행이다 싶었다. 더 필요한 물건들을 근처 마트에서 구입해서 채웠다. 보호자가 없는 병실에 입원하셔서 짧게 만나고 집으로 향했다. 7시간 운전, 2시간 정리, 1시간 면회와 물건 구입으로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앞둔 수술이 잘 끝나고 잘 회복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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