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시절 지휘관이란 자가 수많은 사병들을 앞에 두고 단상에서 외쳤다. 전쟁에서 제군들이 모두 사망하고 본인만 살아남아 고지에 깃발을 꽂아도 그 전쟁은 우리가 승리한 것이라고 말이다.
'뭐라는 건지?'
우리가 승리한 게 아니고 수만 명 사병의 피 흘린 대가를 자신 혼자만의 공로로 인정받겠다는 본심이 여과 없이 드러난 것이다(자신은 절대 죽으면 안되는 고귀하신 존재란 건지). 사기를 지하 수백km 나락으로 처박는 저자가 지휘관인지 머저리인지 속으로 혀를 끌끌 찼던 생각이 떠올랐다.
(남겨진 가족을 위한 목숨이라면 숭고하고 가치 있다 했으면 납득이라도 하지!)
학교의 주인이 누구라 생각하는지 물었다.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교장이란다. (왜 군대 향기가 물씬 나지?)
그래서 다시 물었다.
"학생들이 모두 사라지고 교장 한 사람만 남으면 학교는 과연 필요할까?"
다시 아이들이 곰곰이 생각한다.
그리고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학교의 주인은 우리요!"
학교와 군대의 차이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웠다. 도대체 무엇을 보여주었기에 아이들이 학교의 주인이 교장이라 했을지 씁쓸했다.
학생이 없는 교실에 교사는 필요가 없다. 학생과 교사가 없는 학교에 교장 또한 불필요할 뿐이다. 가르친다는 위치에서 우린 아이들에게 얼마나 주인 행세를 한 것일까 반성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