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제 생일날, 강화도 동막 해수욕장 바다를 바라보고 왔습니다~
기쁨 : 해피 벌쓰데이 투유~ 해피 벌쓰데이 투유~
사랑하는 우리 아헤브 아빠 해피 벌쓰데이 투유~~~
아빠!! 정말 우리 둘이 여행 가는 거 맞아? 아아~~ 너무 신난다~ 오~예~
아빠 : 그럼 그럼, 아빠 생일맞이해서 잠깐이라도 밖으로 나가서 시간 보내고 싶었어.
여행 가서 함께 자면 좋은데 아빠가 갑작스럽게 준비할 일이 생겨서 돌아와야 해서 미안해.
바다만 보여주고 아빠는 집에 와야 할 것 같아. 그래도 너 데려다줄 수 있어 감사하다.
엄마가 지하철 타고 이 근처까지 오면, 아빠가 엄마랑 교대해서,
아빠는 거기서 바로 집에 바로 가야 해.
그래도 겨울바다 볼 생각 하니까 낭만적이지? 너무 좋다~~
기쁨 : 근데 아빠, 낭만적이라는 게 무슨 뜻이야?
아빠 : 아~ 낭만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 줄게.
낭만적이라는 건 여유를 가지고 여유를 누리는 것과 비슷한 뜻이야.
현실에 매이지 않고 이상적으로 살아가겠단 뜻이야. 이상적이라는 게 무슨 뜻이냐면
그건 바로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꾸며 살아간다는 뜻이야.
현실이 아무리 척박하고, 어렵더라도 꿈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겠단 뜻이야.
아빠는 늘 낭만적으로 살고 싶었고 지금도 그래..
너도 낭만적인 사람이 되면 좋겠고.
아빠가 하루 이틀 통으로 시간을 비워서 아주 예전에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급한 일이 생겨서 요새 글도 못쓰고 하나에 집중하고 있어. 오늘도 오지 말아야 하나 한 참
고민하다가 차마 그럴 수가 없더라.
같이 오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예쁜 바다를 네게 보여줄 수 없었을 테니까.
엄마 체력으로는 아무래도 너무 버거울 것 같아서.. 엄마한테 미룰 수가 없더라.
기쁨 : 아~~
아빠 : 아빠도 가끔씩 바다가 갑자기 보고 싶어 지거든.
밤바다를 보면서 군생활을 해서 그런지 밤바다를 보는 게 마음에 참 편해.
뭔가 이겨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연거푸 닥치는 지난 시간 동안
이렇게 밤바다를 보고 마음을 추스르고 싶었어.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릴 것만 같아서.
미안하게도, 아빠가 최근에 있던 모든 약속을 다 미뤘거든.
그런데 지금은 아빠가 커다란 힘을 내야 할 타이밍이라서,
바다를 꼭 보고 싶었고 동시에 네게 꼭 보여주고 싶었어. 네가 좋아할 거는 알고 있었으니까.
자연주의적인 삶을 추구해 온 아빠에게 바다를 보는 건 좋은 음식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거든.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지. 우리 기쁨 이가 잘 알듯이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게 세 가지가 있잖아.
'사람', '책', 그리고 '자연'이 세 가지가 가장 좋아하는 거고,
이 모든 것을 지으신 창조주와 우리 가족을 가장 사랑하는 것이겠지.
기쁨 : 아무튼 아빠랑 놀러 가니까 너무 좋다. 우리 아빠 시간만 나면 맨날 책만 읽는데
오늘 나한테 시간 내줘서 고마워. 근데 맛있는 외식도 하는 거지?
아빠 생일이니까 집밥을 먹을 순 없잖아. 맛있는 거 밖에서 먹자. 어때?
아빠 : 다음에 맛있는 거 사줄게.
우리 기쁨이가 가장 좋아하는 파스타랑 치킨, 감자튀김도 사주고,
그만큼 좋아하는 해물 파전, 고구마 돈가스에 좋아하는 꽈리고추까지 풍성히 먹을 수 있도록 말이야.
기쁨 : 맞아. 나는 파전이랑 치킨, 파스타를 좋아하지. 피자는 이제 싫더라 나랑 안 맞아.
아빠가 잘 알고 있네. 근데 아빠, 감자튀김 먹고 싶다. 이건 다음에 병원 치료 쉬는 시간에 꼭 사줘 아빠!
아빠 : 그럼 그럼, 우리 쉬는 타임에 롯데리아 가서 먹자.
아빠 : 여기가 바로 강화도 동막 해수욕장이야.
우리 이미 서너 번 왔었는데 이렇게 썰물 돼서 갯벌만 보이는 건 처음이다. 그렇지?
기쁨 : 저게 물 빠진 갯벌이야? 처음 제대로 보네. 아빠 나 저기 밟아도 돼?
아빠 : 그럼~ 뭐든지 직접 경험해야 배우는 게 있어.
가서 밟아봐. 네 신발 할머니가 새해 선물로 어제 사주셨는데 개시하자마자 진흙을 밟게 되네.
뭐 어때. 신발이야 신으려고 사는 건데 ^^
기쁨 : 맞아. 아빠~ 그럼 나 지금 들어간다~
아빠 : 으응~~ 한 번 걸어봐 봐. 잘 걸어지는지도 보고, 발 밑에 촉감이 어떤지 온전히 느껴봐.
아빠 : 기쁨아, 뒤돌아 서봐. 네가 취하고 싶은 포즈 취해. 옳지! 뒤돌아서 브이 괜찮다!
하나, 둘, 셋!
아이 움직이지 말라니까~ 얘는 맨날 사진 찍을 때 움직여~
기쁨 : 깔깔깔깔~~~
아빠 : 우리 아들 또 배꼽 빠지게 웃네~~ 그래 네가 좋으면 됐다. 근데 너무 춥다.
엄마 데리러 가자. 이제 곧 아빠와 헤어질 시간이네.
짧은 데이트이지만 참 좋았다 그렇지~ 아들!
기쁨 : 응 너무너무 좋았어. 아빠 정말 고마워. 아빠가 내 아빠라서 정말 너무 좋아~
아빠 : 나도 네가 내 아들이라서 정말 너무 좋아. 태어나줘서 고맙고, 아빠 아들로 와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한테 감사 인사 드리자. 엄마 말씀에 순종하는 아들 되면 좋겠어~ 알았지!
기쁨 : 으이그~ 알았어 알았어~ 아빠 너무 춥다 얼른 엄마 데리러 가자.
엄마 : 기쁨아 아빠 가서 너무 아쉽다 그렇지~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
아빠가 기쁨이랑 엄마를 너무 사랑한데 그래서 이렇게 몇 달 전에 아빠 생일 맞춰 계획했는데
촛불도 같이 못 불고 집에 가셨네.
아빠 내일 혼자 생일 파티 해야 하는데 우리 내일 아침 일찍 아빠한테 전화해서
생일 축하 노래 불러주자.
기쁨 : 알겠어. 엄마. 나 좀 피곤하다. 먼저 누울게~
엄마 : 기쁨아 씻고 옷 벗고 누워야지~
기쁨 : 으응~~~ 우리 꼭 껴안고 자자~~ 엄마 사랑해~~~
엄마 : 아들 엄마도 우리 아들 너무너무 사랑해~~~
며칠 전 생일 전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지만 아이에게 소중한 작은 추억 하나 남겨주고 돌아올 수 있어서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유산을 남기는 삶을 작게나마 실천하는 매일매일이 어쩌면 이렇게 소중하고 의미 있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아이가 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혹은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는 차 안에서 셋이서 수화기 너머로 나누는 정겨운 대화 때문입니다. 이제는 셋이서 대화 나누는 그 짧은 오 분의 시간 동안에 깔깔 거리며 대화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세상 가장 소중한 하늘의 선물이 함박눈처럼 내리는 것 같아 오고 가는 길목에서 나누는 대화가 참으로 따뜻하게 여겨집니다. 모쪼록 우리 작가님들 독자님들 모두의 삶도 이와 같은 평화와 기쁨, 감사가 넘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늘 행복하세요. 기쁨이 가정이 응원하고 응원드립니다. 올 겨울 다치지도, 아프지도 마시고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