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張開業)'할 수 있다'카페로 오세요~이모삼촌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카페, 오늘도 절찬리 판매 중! 문전성시 예감~

by 아헤브

경제 불황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모두가 힘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고물가 시대, 서민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고, 매달 월급을 받지만 실제적으로 손에 들어오는 돈은 거의 없다. 곳곳에서 폐업 소식이 줄지어 들리는 판국이다. 그런 와중에 우리 집 어린이 사장님 역시 운영하던 병원의 규모를 줄이고 작은 카페 하나를 열었다. 우리 집 셋방에 차려진 두 평 남짓한 크기의 허름한 방에 일명 '할 수 있다' 카페 하나가 최근 들어섰다.


카페 사장님은 이제 열한 살에 불과하다. 15년 3월 26일 생이니 아직 열두 살이 되려면 두 달 남짓 시간이 필요하다. 경영 감각이 뛰어난 사장님은 얼마 전까지 운영하던 정형외과와 치과 두 개 규모를 축소하고 카페 창업과 함께 두 부모를 한 곳에 불러들였다.



기쁨 :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아빠, 엄마 기쁨 이가 카페를 차렸어요. 이제부터 매일 아빠 엄마는 자유 시간을 활용해서 기쁨이 카페에 와서 저녁마다 커피를 마시고, 빵을 사 드세요.

결제를 하게 되면 영수증은 당연히 드릴 거고요.

카페 준비에 공을 들였으니 아마 서비스에 곧 만족하실 거예요.


아빠: 아 그래? 아들? 이번에 카페까지 창업한 거야.

얼마 전까지 정형외과, 치과 겸업하는 가정의학과 의사로 한 달 넘게 활동하더니,

왜 갑자기 병원을 접었어?


기쁨 : 아~ 완전히 접은 건 아니고요. 흥미가 떨어졌기 때문이에요. 맨날 수술하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다시 하게 될 것 같으면 그때 알려줄게요. 일단은 카페 차렸으니까, 특히 아빠 책 읽는다고 못 온다고 하지 말고, 저녁마다 들리세요.


엄마는 내 말 잘 들어주니까 매일 오겠지만 아빠는 왠지 모르게 말을 해야 할 것 같아

책을 지나치게 많이 읽으니까. 책 읽어야 한다고 못 온다고 할까 봐 내가 먼저 말하는 거예요~


아빠: 아~ 고뤠? 무슨 말인지 알겠어. 엄마는 걱정이 안 되는데 아빠가 자주 안 올까 봐 걱정되는구나.

걱정하지 마라~ 아들이 카페 차렸는데 아빠가 애용해 줘야지. 준비는 다 끝났다고? 함 가볼까?


기쁨 : 내일 저녁에 오픈할 거니까 그때 오세요. 아직은 준비가 덜 끝났어요.


할 수 있다 카페 메뉴판


기쁨 : 아빠, 준비한 메뉴는 모두 스물두 가지예요. 가격은 내가 정했고, 아빠는 와서 돈만 쓰면 돼요.


아빠 : (소스라치게 놀라며) 기쁨아! 아몬드 케이크 이거 도대체 얼마야?

잠시만 케이크 하나가!? 이거 뭐지?

일십백천만 십만 백만 천만 억 십억?????


아몬드 케이크 하나가 10억이야?


기쁨 : 아빠 돈 많잖아요. 이 정도는 써야지. 대신 맛있게 만들어 줄 테니 빵맛은 걱정하지 말아요.


아빠 : 일단 알겠어. 여기 오려면 돈 엄청 많이 벌어야겠는 걸


기쁨 :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하하하, 아빠 할 수 있잖아요.

다른 삼촌 이모들도 초대하면 좋은데 일단은 준비가 되어야 하니까 엄마, 아빠부터 오세요.


엄마 : 기쁨아 엄마가 도와줄 건 없을까?


기쁨 : 엄마는 요리 좀 도와줘요. 빵 좀 만드는 거 좀 도와주고, 빵 그림도 좀 그려주고요~



기쁨 : 일단 카페 분위기를 살리도록 꽃을 한 송이 꽂았어요. 어때? 예쁘죠?


아빠 : 오 한송이라 오히려 깔끔하고 좋네. 심플하고 분위기 많이 생각하는 카페가 되려나 본데?


기쁨 : 내일 오시면 알 거예요. 일단은 내일 저녁 8시에 오세요. 오늘은 카페 문 안 엽니다!!


아빠 : 응 알겠어. 내일 저녁에 올게요. 사장님.


기쁨 : 아빠 사장님 말고 앞으로 대표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아빠 : 아아~ 알겠어. 기쁨 대표님.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엄마 : 대표님. 저 손님인데 샌드위치도 만들고 간단한 디저트도 다 만들었어요. 손님인데 일을 많이 시키시던데 빵은 좀 주시려나요~ 그래도 대표님이랑 함께 만드니 너무 재밌네요 좀 많이 졸린 것 빼고요. 아이 왜 이리 졸리지.


기쁨 : 엄마, 아직 끝이 아니에요. 할 일이 더 남았어요. 내일 오픈이니까 오늘 할 게 많아요 엄마.



아빠 택배기사 : 대표님 배달 왔습니다. 노트북이랑 모니터 주문하셨죠. 내일 카페 오픈하시나 봐요.


기쁨 : 아저씨 거기다 좀 내려 주시겠어요. 제가 오늘 바빠서 감사한데 길게 인사 못 드려 죄송해요.


아빠 택배기사 : 네 알겠습니다. 선불로 대표님 아빠가 구매 물품 계산 다 해주셔서 따로 하실 건 없으세요. 그냥 여기다 둘게요.


기쁨 : 네에 거기다 두고 가세요. 감사합니다!



기쁨 : 짜자자잔~~~ 자 오늘 카페 오픈합니다. 카페 이름은 '할 수 있다' 카페고요.

저희 가게에 오시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셔서 빵이랑 커피랑 많이 사 드시고요.

행복해지신 후에 집으로 돌아가세요.

그전까지는 빵 많이 사 드시고요. 주스는 서비스로다가 드릴게요~


아빠 : 대표님 개업 축하 드립니다. 이쁜 화환 여기다 둘게요. 축하합니다!!


기쁨 : 아빠 화환이 뭐예요? 처음 듣는 단어인데~ 아무튼 거기다 두세요. 저 바빠서 가볼게요.



엄마 : 신장개업 (新張開業) 날이네요! 축하해요 기쁨 대표님


기쁨 : 엄마, 아빠 오늘은 개업 날이라 두 분 밖에 없네요.


아빠 : 우리 함께 초 후~ 불고 '할 수 있다' 카페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한 번 크게 외치죠.

할 수 있다!!!


기쁨 : 아빠, 그거 하지 말고요.

여기 앉으세요. 제가 얼른 빵이랑 주스 아니면 커피 가져다 드릴게요.

손님은 그런 거 안 하셔도 돼요~


아빠 : 대표님 , 성격 무지 급하시네요. 개업인데 축하 좀 받고 하시지..


기쁨 : (히죽히죽) 바. 쁩. 니. 다~~!



기쁨 : 일단 커피 컵은 여기 있고요. 컵 사용료가 있습니다.

흰색 커피잔은 2000원 주셔야 해요.


아빠 : 여긴 컵 사용료도 받나요?

기쁨 : 지구가 아프잖아요.


기쁨 : 네에 저 은색 잔은 좀 좋은 거라서 7,000원 받겠습니다.

커피 드시고 가실 때 대신 인형 선물 드릴게요. 저는 가지고 다 놀았거든요. 이제 필요 없어요 ㅎㅎ


아빠 : 너무 고맙습니다 대표님. 마음 참 넓으시네요 인형도 주시고요~



기쁨 : 아빠 도넛 좋아하잖아요. 일단 도넛 드시고 계세요. 이건 공짜입니다.


아빠 : 오~ 공짜~! 땡큐 베리머치~


기쁨 : 잠시만 기다려 주시고, 주문받습니다. 이제부터.


다 드시면 얼마??

아빠 : 오 마이갓, 아몬드 케이크 10억, 체리케이크 1억, 크림케이크 1천만 원, 포도 케이크 백만 원이네요

한 번에 다 사면 11억이 넘는데요? 사장님 장사 세게 하시네~~


기쁨 : 아빠 앞으로 돈 많이 벌 거잖아요.

엄마 위해 이 정도는 그냥 할 수 있잖아요. 많이 사 드시고 꼭 결재하고 가세요. 저기 라벨기 있어요. 제대로 하시고 영수증까지 받아야 나가실 수 있어요~


아빠 : 네에 엄마는 어제 카페 오픈 준비 도와주다가 몸살 나서 방금 다른 방으로 보냈어요~

근데 대표님 실제로 어제 무리했는데.. 몸 괜찮은 거죠?


기쁨 : (히죽히죽 웃으며) 그럼요. 오늘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다고요. 괜찮습니다. 아무 문제없다고요!



기쁨 : 아빠 상 차렸습니다.

기다란 빵 맛있게 드시고 가세요~ 고급 받침대 위에 올려 드렸어요.

엄마가 만드느라 고생한 거니까 맛있게 먹어요~


아빠 : 아 상차림이 그래도 생각보다 고급스럽네요.

잘 먹고 내일 또 와야겠습니다.


기쁨 : 당연하죠. 매일 와야 해요. 안 오면 벌금 있어요~


아빠 : 헉~~



기쁨 : 분무기 보이죠? 다 드시면 제가 설거지 해놔야 하니까 다 먹고 이 쪽에다가 두세요.


아빠 : 카페를 많이 가보셨나 봐요. 순서가 다 이미 정해져 있네요. 아주 철저한 성격이신 것 같아요.


기쁨 : 그럼요. 아빠한테 배웠어요. 그리고 카페에서 많이 봤어요!!



아빠 : 진짜 분무기로 물을 뿌리시네요. 옆에 있는 공책이 다 젖지 않을까요?

아무리 그래도 이거 상황극인데~


기쁨 : 쉿 조용히 하세요. 아빠. 지금 저 진지하게 일하고 있어요.


아빠 : 넵넵! 조용히 할게요~



기쁨 : 오르골 소리 참 좋죠. 외할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셨어요. 연말 기분 내래요~~


아빠 : 오 소리 너무 좋네요~ 근데 소리 볼륨이 너무 큰데 어떻게 조절 안될까요?


기쁨 : 저희 가게는 소리 크게 해서 듣습니다. 손님~

그래야 크리스마스 같죠~


아빠 : 앗~~ 대표님 여기 장사 잘 되려면 손님 말씀 귀 기울여 들으셔야 하는데, 일단은 알겠습니다~



아빠 : 대표님! 여기 주스 자판기도 있네요.

신기하게 생겼어요. 귀엽다~ 저거 동전 넣으면 주스 나오는 건가요?


기쁨 : 아빠, 동전 있으면 좀 줘 보세요. 저기 있는 동전 넣으면 저 아래서 실제로 주스 나와요.


아빠 : 그렇군요. 요거 굉장히 작아 보이는데 그래서 싼 건가요?

빵은 몇 만 원에서 십억까지 하는데 주스는 왜 이리 싸요?


기쁨 : 사실 주스는 서비스입니다. 빵을 파는 곳이에요 여긴


아빠 : (고개를 끄덕끄덕) 여기 양평 쪽 제빵소랑 비슷하게 운영되는 거 같네요~


기쁨 : 아빠가 데리고 갔잖아요. 양평 제빵소 거기서 봤어요.


아빠 : 아 네~ 그랬던 것 같네요. 한참 전인데 다 기억하시는군요 (소~~ 오~~ 름)

무서운 아드님, 대표님이네요.



기쁨 : 아헤브? 아빠 이름을 왜 아헤브라고 적어요? 진짜 이름 따로 있잖아요.


아빠 : 아~ 그게 제 필명이라, 이름 밝히기 뭐해서 필명으로 적어봤어요.


기쁨 : (절레절레) 이름이 있는데, 왜 필명을 쓰죠? 그러면 안 되는데~~ 흠.. 어쩌나..


아빠 : 대신 자주 올 테니까 좀 봐주세요. 제 이름은 나중에 밝히려고요~


기쁨 : (끄덕끄덕) 알겠어요. 오늘 팔만 사천 원 나왔습니다.

사인하시고요. 참 잘했어요 도장 꼭 받고 가세요!!


아빠 : 가격 라벨기까지 있으니 당장 크게 장사 확장해도 문제가 없겠습니다. 대표님


기쁨 : 아빠가 마련해 주셨잖아요. 저거 있어서 진짜 카페 하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환한 미소로) 카드 결제 하시나요? 현금 주시나요?


아빠 : 카드 결제 하겠습니다~



아빠 : 그나저나 지난번에 병원장 하실 때처럼 이번에도 칭찬 도장 찍어주시네요.


기쁨 : 참 잘했으니까요 (^_^)


아빠 : 엄마도 오면 찍어줄 건가요?


기쁨 : 물론이죠. 여기 오는 분들은 모두 도장받고 가셔야 해요.

엄마가 사실 카페 만드는 데 큰 도움 줬어요. 근데 오늘 피곤해서 갔다고 하니 속상하네요.


아빠 : 네 졸리다고 다음에 오겠다 해서, 먼저 보냈습니다. 아까 여기 앞까지 왔었어요.


기쁨 : 내일은 엄마 좀 오라고 전해주세요.


아빠 : 오늘 이렇게 실제로 빵 주스 다 먹어보니 맛이 흡족한데요.

대표님이 장사 수완이 있어 보입니다.

충분히 커서도 뭐든 잘하실 것 같아요.

앞으로 잘 돼서 말씀하신 것처럼 주중에는 병원 의사 선생님 하시고,

주말에는 베이커리 운영 잘 하심 좋겠네요.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 선생님에 배까지 부르게 하는 베이커리 사장님 되시고 참 바쁘게 즐겁게 사십니다.

그래도 행복해 보이니 참 좋네요. 사랑합니다 대표님~


기쁨 : (하하하)

'할 수 있다' 카페로 매일 와 주세요

내일부턴 엄마랑 손 잡고 문 노크 하고 들어 오세요.

맛있게 음식 해 드릴게요~~


아빠 : (흡족한 표정)

내일 재활 병원 가서 치료받을 때 혹여 중간에 힘들면 아빠랑 함께 놀았던 이 시간을 기억해 줘요 대표님~~


기쁨 : 네에~~~ 아~~ 이제 오늘 문 닫아야겠다.

(하품하며) 아 왜 이리 졸리지~~

아빠!! 우리 아빠 정말로 참 사랑한다~~ 나는 우리 아빠가 제일 좋아. 엄마가 사실 제일 좋은데 아빠도 좋아~~ 사랑해~~ 엄마 아빠~~~



이 글은 재활 병원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중에 쓰였습니다.

오늘도 기쁨이는 4시간 가깝게 치료를 받고 6시 이전에 치료를 마칩니다.

사랑하는 기쁨이를 위해 이 글을 쓸 수 있음을 한없이 감사하게 여깁니다.

기쁨이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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