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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새벽, 놀라운 만남들

생명들은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저마다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by 아헤브

오늘 아침 산 속입니다

새벽 예배 마치고 브런치 쓰고

간단히 간식거리 조금 챙겨 먹고 나왔습니다

산, 바다, 들, 강 다 좋아하는데

그중에 산과 개천이 가장 가까이 있어

생명 만나러 산속으로 곧장 들어왔어요

어제 선물로 받은 C.S.Lewis 관련 책 읽느라

의자에 앉아 있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 들어

뒤를 돌아보니, 줄지어 다니는 조그만 개미군단이 바삐 지나가네요 옆엔 고목 한가운데 붙어 자생하는 귀여운 버섯이 조용히 자라나고 있고요

나무 타고 올라가는 생명력 넘치는 이름 모를 잎사귀 무리 보며 또 한 번 놀랬습니다.


그러는 중에, 전화 한 통 들어왔습니다


느낌 아니까 기쁨일 거라 생각하고 아내전화받았고 물론 그의 음성이었습니다


(기쁨이 왈)

아빠 어디로 떠났어?


떠나기는~ 산속에 잠시 왔지

얼른 와 같이 아침 먹자

어 근데 아빠 옆에 영어 소리 뭐야?

외국아저씨랑 있어?

응?

잠시 고개 들어보니 인도사람 세 명이 하이킹하려고 재빠르게 제 옆을 스쳐 지나는 소리를 수화기 너머로 한 번에 잡았던 것이었습니다


이 아이가 대화를 하고 싶구나

마음속에 그런 마음이 있구나 싶어 곧바로


헤이 가이스 (여러분들)

익스큐즈미 (실례지만)

열 살 아들이 여러분들에게

하이 한마디 인사하고 싶어 하는데 대화 잠시 나눠줄 수 있나요? 원치 않으면 가시던 길 가시면 됩니다


(노 프라블럼) 문제없지요 이름이 뭐라고요?

기쁨입니다



하이 기쁨 × 3 ( 세 아저씨)

하이 (기쁨이 대답) × 3 (반복)

반가워 기쁨아

헬로 (기쁨이 대답)

바이 기쁨 ×3 (세 아저씨)

바이바이 (기쁨이 대답 × 세 아저씨)

대화 끝


수학공식 아니고요

대화 상황이었습니다

너무 신나는 아침


감사한 마음이 넘쳐 이 기쁜 기운을 다시 한번 나눕니다 오늘 하루 모두 편안하고 푹 쉬는 하루 보내세요.


마지막엔 인도네시아 친구들과 환담

마지막 내려오는 길엔 제가 원해서 인도네시아 청년들과 환담 나눴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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