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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본 영어 울렁증

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14

by 김성래

2015년 9월 21일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골든리트리버를 데리고 산책하는 백발이 멋진 외국인 아저씨를 봄.

개도 털 손질도 그렇고 깔끔하니 이쁘게 생기긴 했음.

개인적으로 무지막지하게 털 빠지는 것만 빼면 저만한 개가 없다고 생각함.

착하고 똑똑하면 최고지.


무튼 한 형제분이 그 이쁜 개를 보고 가까이 감.

아저씨는 만져도 돼요~ 하는 식의 제스처를 취했고 형제님은 개를 쓰다듬었음.

개도 얌전히 있어서 보기 좋았음.

근데 이 형제분 뭔가 개만 쓰다듬고 가긴 민망했나 봄.

좀 우물쭈물하는가 싶더니

How old...?라고 물어봄.


그랬더니 이 아저씨가 세 손가락을 펴더니 세 살!이라고 말하심.
순간 그 형제분은 잠시 당황하는 듯 보였음.
지나가느라 계속 보진 않았지만 아마 그 뒤로는 두 분이 우리말로 대화하셨을 거라고 봄.

생각해보니 그 사람이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서 왔다는 보장도 없고,

여기는 한국이니 우리말로 물어보는 게 가장 일반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 나가면 중국인이냐고 물을 때 당황스러운 것처럼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이 꼭 영어를 쓰라는 법도 없긴 한데 뭔가 신기한 경험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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