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16
2015년 11월 12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버스에 사람이 많을 때면 사람들이 뒤로 들어가지 않고 앞쪽에 몰려있어 타기 버거울 때가 있음.
사실 버스가 일자형이라 물리적으로 병목현상이 생길 이유가 없지만 사람들의 귀차니즘이 만드는 병목현상이 있음.
무튼 나는 그럴 때는 그냥 뚫고 들어가는 편임.
의외로 뒤에 가면 엄청 빡빡하진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음.
그렇게 뚫고 뒤쪽에 있는데 한 형제님이 타심. 그 형제님은 타자마자 사람들이 많은 걸 보더니
"어! 막혔다!"
라고 작지 않은 소리로 말했음.
버스 안에 있던 이어폰을 끼지 않은 거의 모든 사람이 그 형제님을 주목함.
그러자 그 형제님은 작은 목소리로
"뚫어야지, 뚫어야지"
하면서 사람들을 뚫고 들어오는데, 일반적으로 뚫고 들어가면 옆으로 걷다시피 틈새를 파고드는 경우가 대부분임.
하지만 이 형제님은 그냥 정면으로 걸어가심.
심지어 체격이 상당히 좋아서 일부 사람들은 어깨에 쓸려서 뒤로 밀리기도 함.
내가 보기에는 입으로는 뚫어야지 하는데 속으로는 밀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음.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나는데 이 형제님이 체격도 워낙 좋으신 데다
그런 분이 혼잣말하면서 걸어오니 좀 무섭기도 해서 구시렁거리는 사람도 없음.
물론 먼저 뒤로 피하는 사람도 있었음.
재미있는 건 그러고 나니 버스 내의 면적당 인구 밀도가 균일해져서
앞쪽은 보기에도 한결 쾌적해짐. 뒤쪽이야 원래 여유가 있었고.
그러고 보니 또 이렇게 버스 안 개인 면적이 균일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버스가 급정거하거나 급출발해서 심각하게 쏠림이 생기면 사람들이 알아서 산개하고
그러고 나면 개인 면적이 비교적 균일해짐.
사람들의 이기심이나 욕심에 의해 쏠림현상이 생긴 것은
누군가가 강압으로 해결하건 극단적으로 몰렸다 터지건
결국 외부적인 힘이 가해져야 균등해지는 모양인가 봄...
심각한 건 아니고... 버스 타면 일단 좀 앞에 있지 말고 뒤로 가자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