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확신에 차 있었다. 크고 작은 경험들, 여러 실패와 성공 속에서 그들은 말할 거리가 있었다. 반면 나는 그럴듯한 성공담은커녕 실패의 경험조차 없었다. '내가 해봤더니 이렇더라'라고 말할 것조차 내겐 없었다. 도전이 없었다면 실패도 없어야 했는데, 역설적이게도 내 안에 실패감은 가득했다. 실패할까 봐 도전하지 않는 동안 이미 실패를 떠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경험과 실패, 성공을 말하는 그들은 내 눈에 더욱 반짝거렸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흔히 말하는 ‘포텐’이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포텐셜(potential), 즉 잠재력은 재능이라는 단어와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재능이 어떤 분야에서 발휘되는 탁월한 능력이라면, 잠재력은 아직 발휘되지 않은...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는 힘. 그러니까 그게 무슨 능력인지는 당최 알 수 없지만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지구력 같은 것이었다. 적어도 재능 없음을 핑계삼지 않는, 비겁하지 않은 정직한 능력이었다.
실제로 포텐이 터지는 사람들은 본인의 사업이나 유튜브 콘텐츠,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등으로 수익화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사람들이었는데 그것을 어떤 재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업적 재능? 사업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뒤집어쓰지 않고도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두룩했다. 오히려 대부분 0에서부터 시작해서, 하다 보니 재능을 발견하거나 뻗어나간 케이스였다.
‘나의 재능은 무엇일까'라는 고민보다도 ‘나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오히려 가볍게 느껴졌다. 어떤 자격 없이도 시작해 볼 수 있는 것, 시작하는 데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 것,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는 것, 그래서 실패해도 아무 타격이 없는 것, 아무도 몰래 시작했다가 아무도 몰래 접을 수 있는 것. 유튜브, 인스타마켓,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중에서 내가 제일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블로그였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수익화를 위한 수단보다도 나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 그것에 대한 고민을 기록하는 창구로서 활용하고자 했다. 그리고 동시에 감사일기와 가족과의 추억 등을 기록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싶었다. 하루가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무엇이라도 찾고 싶었다. 무엇이라도 잡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