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누수, 억울하게 피소된 하청업자의 반전 드라마

by 안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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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누수 문제로 억울하게 피소된 의뢰인을 처음 만난 날, 그분의 표정에는 막막함이 가득했습니다. "샤워실 공사는 제가 맡긴 건 맞지만, 그게 정말 제 탓일까요?"라는 물음에 담긴 심정은 간절했습니다. 헬스장 샤워실 바닥에서 발생한 누수, 그리고 그 책임을 모두 떠안으라는 원고의 주장. 공사 완료 후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발생한 문제였지만, 피고는 방수 하청업체라는 이유만으로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그 억울함을 끝까지 막아내며 전부 승소를 이끌어낸 실제 사건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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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수는 생겼는데, 하자가 맞는 걸까?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던 원고는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며 샤워실 방수공사를 피고에게 맡겼습니다. 피고는 성실히 공사를 마치고, 공사대금도 정상 수령했습니다. 그런데 약 6개월 후, 샤워실 바닥에서 누수가 발생하면서 원고는 피고의 방수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공사 직후 작성된 '하자 발생 시 책임지겠다'는 확인서까지 들이밀며 피고의 책임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누수의 원인을 방수공사 하나로 단정할 수 있었을까요? 공사 직후 이상 징후는 전혀 없었고, 샤워실은 문제 없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누수 시점과의 시간차는 중요한 법적 쟁점이었습니다. 하청업자로서 의뢰인은 전문성을 가지고 성실하게 공사를 수행했지만, 건물 내부의 구조나 다른 시공 요소가 누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문제는 원고 측이 그 점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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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정이 어려운 사건, 결국은 '입증의 싸움'


사건의 감정은 누수가 발생한 훨씬 뒤에야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에는 이미 샤워실이 철거된 상태였고, 재시공까지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감정인은 누수의 원인이 방수공사인지 아니면 배관, 타일 시공, 기타 공정 때문인지 특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민사소송의 핵심 원칙, 즉 입증 책임의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민사소송에서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바로 청구를 제기한 원고였습니다.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피고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려웠습니다. 특히 피고는 사고 직후부터 꾸준히 협조 의사를 밝혔고, 실제로 하자 보수를 위한 일정 조율도 시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원고 측은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철거 및 재시공을 진행하고, 그 비용을 피고에게 모두 전가하려 했습니다.


법적 절차상 중요한 점은, 하자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전제로 비용을 지출하고 뒤늦게 책임을 묻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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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수공사만 탓할 수 없다는 논리, 법원이 받아들이다


피고 측에서는 방수 외에도 누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공정—배관 매립, 바닥 마감, 타일 시공 등—의 개입 가능성을 제시하며 방어를 전개했습니다. 특히 원고가 이러한 다른 공정을 모두 관리했던 점을 지적하며, 방수공사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기술적으로 무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확인서의 문구도 단순히 사후보수를 약속하는 정도에 불과하며, 법적으로 하자를 자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조목조목 설명했습니다. 유사한 판례를 제시하며 해당 문구의 법적 효력을 축소해석할 수 있도록 구조화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현장 구조와 공정도면을 분석해, 누수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복잡한 시공 환경을 시각화해 재판부에 설명했습니다. 특히 건물 구조상, 배관 및 급수 설비의 설계 자체가 문제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강조하였고, 이 역시 누수 발생의 복합적 원인으로 충분히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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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재판부의 결론: 누수는 있었지만, 책임은 없다


재판부는 사건의 본질에 집중했습니다. 누수가 발생한 시점은 공사 완료 후 약 6개월 뒤였고, 그 전까지는 문제없이 운영된 점에서 공사와 누수 사이의 인과관계가 약하다고 보았습니다. 감정 결과 역시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고 하였고, 피고가 작성한 확인서 역시 자백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누수는 있었지만, 그 책임을 방수공사에 돌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며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특히 법원은 공사 완료 이후 장기간 하자 없이 운영된 사실을 근거로, 시공 자체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면 보다 이른 시점에 하자가 드러났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감정인의 명확한 소견 없이 청구가 이루어진 점은 원고의 입증 책임을 충족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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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혼자 싸우기 어려운 민사소송, 변호사의 구조화된 대응이 필요합니다


공사 하자 관련 민사소송은 단순히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어떤 공정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입증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리고 계약서나 확인서의 문구가 어떤 법적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해석해야만 합니다.


이번 사건처럼, 감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제기되는 소송은 '입증의 가능성'만으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로서 이 사건을 맡으며, 소송은 단지 법리 싸움이 아니라 증거와 시간, 전략의 싸움이라는 것을 다시금 절감했습니다. 의뢰인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주장만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공정 전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방어 논리를 구조화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민사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정밀한 전략입니다.


만약 지금 유사한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소송 전에 방향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문서 한 줄이 책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만큼, 그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이 절실합니다. 저희 법무법인 정윤은 공사 관련 민사소송을 팀 단위로 분석하고 전략화하여 의뢰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해 드리고 있습니다. 상담을 통해 함께 방향을 잡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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