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회사 일을 했을 뿐인데… 횡령죄 무죄 사연

by 안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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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던 영업사원 A씨는 어느 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고소 내용은 믿기 어려운 "횡령죄".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이었지만, 정작 A씨는 거래 정산의 일부가 지연된 것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법정에 선 순간까지도 A씨는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조차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라면 아시게 될 겁니다. 회사 자금을 다루는 업무를 맡은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무죄를 입증하기까지 어떤 싸움을 해야 하는지도 말입니다.

실적이 좋았던 영업사원, 그를 향한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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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연이 있었나


A씨는 생활용품 도소매업체에서 영업을 담당하며 물품 공급과 대금 정산을 책임지는 직원이었습니다. 실적도 좋았고, 동료들에게도 신뢰를 받았던 그는 거래처 관리와 수금 업무를 병행하며 누구보다 바쁜 일상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A씨는 내부 고발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됩니다. 검찰은 A씨가 허위 거래명세서를 작성해 실제로는 납품하지 않은 물품을 판매한 것처럼 꾸미고, 대금을 개인적으로 소비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거래처와의 단가 차이 및 부가세 이중부과 등으로 생긴 차액을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결국 A씨는 업무상 횡령죄로 기소되었습니다. 공소사실은 총 세 가지 항목에 걸쳐 있었고, 횡령 금액은 총 3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허위 문서 작성, 관할 외 지역 거래, 우회 거래 등 복잡한 구조였지만, 핵심은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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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증이냐 의심이냐, 법정에서의 싸움은 시작되었습니다


A씨는 당황스러움 속에 저를 찾아왔고, 사건의 전모를 하나하나 짚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거래명세서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과연 '회사의 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자의 지위에서, 임의로 소비했는가'입니다.


저는 우선 정산 내역부터 꼼꼼히 분석했습니다. 거래처별 매출·매입 자료를 대조하니, 상당수는 단가 조정 과정에서의 정산 지연이었고, 일부는 부가세가 이중부과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즉, 대금은 정상적으로 거래처로부터 수금되었으나, 회사 내부 시스템의 관리 미비로 정산이 지연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허위 거래명세서로 지목된 부분 중 상당수는 관할 외 지역 거래를 본사 방침상 우회 처리한 것이었습니다. G라는 거래처 명의로 물품을 납품했지만, 실제 납품처는 R이었고, 그 대금은 회사 계좌로 정상 입금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입증하기 위해 거래처의 협조를 받아 납품 확인서와 입금 내역을 확보했고, 회사 내부 문건에서도 경리 담당자가 정산 지연 사실을 인정한 보고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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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의 핵심은 "의도"와 "실질"에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처럼 서류상의 불일치만으로는 횡령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을 중시했습니다.


첫째, 검수 도장이 없는 거래명세서는 다른 직원들에서도 발견되었고, 이는 해당 회사의 업무상 일반적인 사례였습니다.


둘째, 단가 차이 및 부가세 이중부과는 거래처와의 정산 과정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였으며, 이를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이용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셋째, 회사는 거래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관리 소홀로 인해 일부 정산 차액이 발생한 것으로 보였고, 이는 회사의 시스템적 문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허위 거래처로 지목된 G는 실제로 거래한 적이 없고, R에서 회사로 직접 대금을 지급한 사실이 입증되면서, A씨가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회삿돈을 임의로 소비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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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초기, 변호사의 조력이 왜 중요한가요?


횡령죄와 같이 복잡한 거래 구조와 회계 내역이 얽힌 사건에서는, 수사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A씨의 경우도 처음에는 변호사 없이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일부 불리한 진술이 그대로 수사기록에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진술의 의미를 바로잡기 위해, 서면 진술서와 증거자료를 종합적으로 제출했고, 법정에서도 '의도'와 '구조적 원인'을 분리해 설명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처럼 초기 수사에서 실수를 방지하려면, 처음부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A씨의 무죄는 단지 법적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기관과 법원을 설득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의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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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무죄 입증의 책임


이번 사건을 맡으며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무죄를 입증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단순히 "나는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수많은 오해와 의심 속에서, 정교한 사실 관계의 퍼즐을 맞춰야만 비로소 진실이 드러납니다.


특히 회사 자금이나 회계 내역이 얽힌 사건에서는, 정산 지연 하나만으로도 횡령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매 거래의 흐름과 구조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변호사는 단순한 대리인을 넘어서, '논리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금 유사한 상황에 놓이신 분이 계시다면, 너무 늦기 전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수사기관이 아닌, 여러분의 입장에서 진실을 바라봐줄 누군가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억울하게 기소된 의뢰인의 편에 서서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업무상 횡령 혐의라는 무거운 혐의 속에서도, 무죄를 이끌어낸 A씨의 사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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