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 보존 방식
만나지 않음은 회피지만 회피로 나를 울타리 속에 잘 보존하여 파스락 거리며 깨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정갈하게 다듬는 것도 바로 나의 일이다
에둘러 쳐놓은 울타리가 절대 난공불락의 울타리라 믿고 싶지 않으면서도 믿고 있는 것 이를 뛰어넘을 재난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 상상하나 몇 분도 안지나 뛰어넘는 상황을 목도하고 다시 난간을 보수하는 일이 나의 인생이라면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 갇혀 즉자와 대자의 대결 속에 껴있던 그는 무엇일까
아니 그 사이에 껴있는 우리는 무엇일까
대자의 욱여넣음에 우격다짐하며 끼어 맞춰져 개별 개체성을 잃어버리고 그저 그러하리라는 다짐 위에 스스로를 세워나가 실체마저도 잃어버린 우리들은 과연 비존재적 대중적 존재인가 무개성의 난립 속에 섞여서 비존재와 존재의 차이마저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받아들임을 되풀이하여 주위의 우글거리는 소리 속에 반향 하여 만들어진 자아를 스스로라 인식하고 믿고 그 자아가 생각함을 나라고 생각하고 그 모든 것이 현실 속 형체를 가진 것이라고 어떠한 의문도 없이 생각하는 그것이 바로 비존재적 자아이자 대자의 확장성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며 그저 한 치 앞만을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고 받아들이고 또 받아들임이 정말 주요한 우리의 과제이자 고통이자 고난인지도 모르겠다
고통이 없어지려면 한없이 무모한 아무것도 없는 칠흑과 같은 무의 상태 그저 없어짐을 유물론적으로 받아들여 글자 그대로 없음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한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