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혼 상담 중

내가 아닌 나와의 부정행위를 한 아내

by 빙빙

아니 어떻게 우리 와이프가 외도를 즉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는 거죠 와이프는 100% 외도를 하였어요 변호사님 육체적 외도가 아니더라도 감정적 교류 기반의 외도도 외도잖아요 하물며 감정적 교류 기반 또한 그럴진대 그 사람은 그 새끼들이랑 했다고요 한 명도 아닌 다수의 남자들과요 제가 얼마나 치욕스러웠는지 말씀드리는 건 정말 수치스럽습니다만 다시 한번 제가 현장을 확인한 상황을 설명해도 될까요, 네 그러세요 선생님, 변호사님도 잘 아시겠지만 셀루닉(Cellunik)의 구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조류독감 AI가 인간에게 전파되고 모두의 단절이 당연하다고 미디어도 대통령도 회사도 제 주변 지인들도 모두 말했죠 저 또한 그러하다에 이견이 없었어요 오히려 누구보다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국가에서 제시하는 변화된 지침들을 빠르게 따라가고자 노력했죠 저의 아내도 그러하였어요 하지만 한 달 두 달 시간이 계속 지나고 지나다 보니 접촉이 그리워졌고 물리적 접촉의 한계성을 넘기고자 이미 한물간 게임 플랫폼인 셀루닉이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죠 30년 전 할아버지가 거실에서 사용하던 안마의자의 디자인과 유사했지만 제작사가 파산에 가까워 인수회사를 찾고 있은지 3년이 되었기에 신제품은 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중고품은 그 리셀러값이 하루하루 다르게 올라갔어요 공식 A/S가 안 되는 상황에서 튜닝샵들이 A/S까지 맡으며 날개 달린 것처럼 셀루닉 관련 사업이 생성되고 셀루닉 제작사는 소위 다시 잘 나가기 시작했죠 아 변호사님도 집에 있지 않으세요, 그쵸 저희도 식구수대로 있습니다 선생님 계속 이야기해 보실까요 다만 저희 상담시간이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아 되도록이면 소송에 도움이 될 부분만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서두가 긴 사람은 아닌데 너무 제 상황이 이해가 안 가고 어려워서 말이 많았네요 죄송합니다 그날에 대해 바로 이야기할게요 그냥 평범한 정말 평소랑 다를 게 없는 화요일이었어요 저는 제 구역에서 와이프는 와이프 구역에서 각자 일을 하고 있었죠 아니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셀루닉에 익명으로 초대 메시지가 왔어요 제 아내에 대해 이야기할 게 있다면서요 그날 안 그래도 회사 사내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잠시동안 공동작업을 할 수가 없었고 시스템 복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서 그냥 무한 대기를 하기보다는 셀루닉 초대 메시지를 따라 접속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이런 피싱 메시지는 보통 AI 바이러스로 인해 직업을 잃은 실직자들이 광고 홍보 알바용으로 많이 보내니까 별생각 없이 저는 접속했어요 요즘 어떤 아이템을 광고 하나 트렌드나 보자는 가벼운 마음이었죠 아내에 대한 거니까 셀루닉 내에서 사용하는 향수나 바디크림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차피 실명인증에 실제 자신의 외모에서 5% 이상 수정을 할 수 없는 셀루닉 특성도 있어서 이런 일은 어떤 사람이 음 사실 어떻게 생긴 사람이 도대체 그런 광고성 피싱 메시지를 보내나라는 호기심도 있었죠 그런데 그 방의 문을 연 순간 알아챘어요 판도라의 상자가 막 열렸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 방은 이상했어요 거울이 삼면을 감싸고 있고 거울과 거울 사이의 기둥에 붉은 조명이 하늘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큰 방의 가운데 덩그러니 흰 천이 깔린 커다란 침대가 있었죠 그리고 문이 있던 벽면에는 일인용 소파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옆에 또 다른 문이 있었죠 제가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는데 누군가가 제가 들어온 문과 다른 문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여자로 젊은 여자로 보였어요 아니 사실 보지 못했어요 제가 들어온 문으로 누군가 들어와서 제정신을 잃게 했어요 아마 마취액 핵툴인 것 같았어요 정신이 들고 보니 저는 두 개의 문을 바라보는 거울 그 뒤에 소파에 앉혀져 있었어요 제 양 옆에도 동일한 소파들이 있었고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있었어요 셀루닉에서 가면이라니 몇천만 원의 아이템을 구매하다니 제가 정신을 잃었다가 깼다는 사실도 잊어버릴 정도로 어안이 벙벙했죠 그때 누군가가 제 대뇌로 바로 음성 메시지를 주입했어요 사실 당신의 아내에 대해 이야기가 아니라 보여줄게요 당신 아내의 실재를 말이죠 자 두 눈 똑똑이 아니죠 당신의 뇌혈류량을 잘 높이면서 느껴봐요, 아까 그 방 상단 전체가 조명이더라고요 환한 조명이 켜지면서 방 내부가 방에서 봤던 거울이던 창문을 통해 확실하게 보였어요 제가 들어온 문으로 와이프가 들어왔어요 비키니를 입은 상태였죠 그녀의 외모는 그녀 자신 그대로였어요 가슴 사이즈가 커진 것만 제외하고요 그녀는 본인이 세팅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가슴을 키웠더라고요 그녀의 가슴이 그렇게 풍성하게 찰랑거리는 걸 처음 봤죠 소년과 같은 평평한 가슴은 그녀의 평생의 콤플렉스였거든요 그리고 제가 알던 그녀의 셀루닉 캐릭터는 절대 그런 모습이 아니었어요 제가 알던 평소의 그녀 모습이었죠 매력적인 몸매로 변신한 그녀는 방 가운데의 침대 위에 천장을 바라보며 누웠어요 그러자 그녀가 나온 문 옆의 문에서 한 남자가 들어왔어요 그 남자는 나신이었고 그 남자가 들어서자 천장의 조명이 어두워졌어요 그 남자의 얼굴이나 몸매가 잘 보이지 않았죠 양 옆 소파와 함께 저에게도 핑거푸드와 샴페인이 제공되었어요 물론 저는 입맛 자체가 없어진 상태였죠 그 남자가 침대 가운데로 점점 다가왔어요 저는 그 나신의 남자를 볼 수 있었죠 저와 비슷한 아니에요 완전 저였어요 저는 여기 있는데 저와 똑같은 얼굴과 머리스타일 몸매 정수리 부분의 탈모부터 희끗한 새치들 앉아서만 일하다 보니 생긴 윗배부터 아랫배까지 뭉툭한 지방들 그리고 다리에 지저분한 꼬부렁한 털들 등에 있는 상처까지 모든 게 동일한 저 저였어요 제가 여기 있는데 말이죠 셀루닉 제작사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아니에요 생체정보는 국가에서 가장 강력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국가 기관 내 여러 서버에 쪼개져 있는 제 생체정보를 모두 해킹해서 해킹 데이터의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한 키를 계산한 뒤 그 데이터들을 연결해야 하죠 물론 그 작업을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컴퓨팅 파워와 시간이 필요해요 그러려면 억 단위의 돈이 필요하죠 물론 제 스킨 부분만 스캐닝해서 또다른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죠 하지만 그래서는 새치나 제 꼬불한 저 다리털들을 그 정도의 퀄리티로 구현하기가 어려워요 이런 정규화되지 않은 부분을 작업하는 것은 인간의 공수가 필요해요 수작업이죠 디자이너 몇 명이 필요할지 몰라요 사람을 쓰면 인건비에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는 변호사님도 아시죠 결과론적으로 해킹과 다를 바 없어요, 저 선생님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아까 이야기를 이어서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 네네 그 남자는 사명이 있다는 결연한 표정을 짓고는 제 아내에게 다가가 부정의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와이프는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침묵의 상태로 유연하게 온몸을 움직였어요 그 남자는 제 얼굴과 몸을 가지고 저와는 다르게 포르노 영화에 나오는 남자처럼 여러 가지 움직임을 만들어 냈어요 저는 그저 어떠한 소리도 낼 수 없었어요 경악스러움 그저 충격 그 자체였어요 정말 당혹스러워 양 옆의 소파에 사람들을 봤어요 그들의 가면 뒤의 얼굴을 볼 수 없었죠 그들은 제공된 핑거푸드와 샴페인을 즐기면서 음미하고 있었어요 전 온몸이 부들거렸죠 이 미친놈들아라고 소리를 치고 싶은 그 순간 정절의 순간이 지나가고 갑자기 문을 통해 다른 남자가 등장했어요 30대 중반 정도로 보였죠 그 남자가 가운데 침대로 점점 다가오고 얼굴부터 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의 얼굴을 그리고 그 다음 몸을 본 순간 저는 너무 놀라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저였어요 10년 전의 저 37? 38? 정도의 저였어요 어떻게 알았냐면 당시 제가 젊어 보이고 싶다고 머리를 전체 탈색을 하고 다녔었거든요 거기에 당시에는 등에 상처가 없었어요 물론 배에 낀 지방도 없었죠 매일 아침 러닝을 하고 저녁에는 테니스를 쳤었죠 그러다 보니 구릿빛 피부였어요 그 남자는 당시의 저였어요 저는 머리가 띵해졌죠 그 남자 또한 제 와이프와 부정한 행위를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약간의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죠 그녀의 허벅지가 땀으로 번들거렸어요 그 두 년놈이 마지막을 느끼기 시작했죠 부들거리던 몸에 식은 한기가 온 건 그때였어요 다시 한번 문이 열리더니 20대 남자가 등장했죠 안경을 썼다는 사실이 어렴풋이 보였어요 무척 마른 몸 앙상했죠 그 남자 또한 나의 아내에게 그 년에게 갔어요 그 새끼 또한 저였다는 걸 알아챈 것은 조금 걸렸어요 저도 잊고 있던 저의 모습 아직 소년티를 벗어내지 못하고 라식을 하기 전이라 갈색 안경을 쓰고 야외활동을 하지 못해 희고 흰 몸 20대 초반 군대 가기 전의 제 얼굴과 몸이었어요 아내는 이제 더 큰 소리를 방안을 가득 채우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저의 몸뚱이를 한 그놈은 제일 강렬했어요 아내도 에너지를 분출하는 듯했죠 제가 단 한 번도 못본 표정과 소리였어요 C8 진짜 열받더라고요 저는 소파를 박차고 결국 일어났어요 그리고 방이 보이는 창을 두들기며 그만해 그만하라고 이 미친것들아라고 소리쳤어요 그때 양 옆 소파에 앉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낄낄거리며 웃더라고요 뭐가 웃기죠? 저기 지금 제 아내가 다른 남자와 아니 다른 새끼와 부정을 저지르고 있어요라고 저는 소리쳤죠 그나마 남은 인내심을 잡아서 고른 단어였어요 그러자 대뇌로 주입되는 목소리가 저에게 말했어요 당신의 아내는 당신과 여러 세월의 당신과 하고 있을 뿐이에요 이게 왜 부정이라고 생각하죠, 저는 어처구니가 없어 저는 저 여자의 남편인 저는 여기 있는 저이지 저 사람들이 아닙니다 제가 여기 있잖아요라고 소리치려 했어요 근데 갑자기 목소리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러더니 다시 한번 마취액이 저에게 들어온 것 같았어요 저는 정신을 잃었고 다시 깨어났을 때 셀루닉 접속이 끊겨 있었죠 다시 재접속을 하려고 해도 제 아이디가 허용되지 않은 불법 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해 정지당했다는 메시지가 연신 떴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와이프에게 빨리 전화를 했어요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마치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전화를 받더라고요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목소리로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안다고 하자 그녀가 그래서라고 당당하게 말하더라고요 당신 지금 무슨 말인지 알고 그래 당신 이거 명백한 바람이야 이거 다른 놈들이랑 나뒹굴다니 가당키나해, 아니지 나는 당신과 한 거야, 뭐라고 내가 여기 있는데 내가 관전자로 있었는데 내가 보고 있었다고 근데 뭐, 아니지 당신의 현재 자아가 못 느꼈을 뿐이지 나는 여러 버전의 당신과 한 거야 그러니까 난 문제없어 내 남편인 당신과 한 거니까 오히려 못 느낀 당신이 문제아냐, 어처구니도 이런 어처구니가 있을 수가 있단 말입니까 어이가 없었습니다 와이프에게 명확하게 이야기했죠 너 잘 들어 엄연히 셀루닉을 통해 다른 남자와 뇌파 성행위를 하는 것도 불륜이야, 알고 있어 나도 근데 난 당신과 했어 당신의 뇌파가 느끼지 못하는 게 문제였을 뿐이지, 뭐라고 이 미친x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그 순간 전화가 끊기고 제가 차단되었다는 메시지가 떴어요 어처구니가 없었죠 그런데 그 누구도 제 말을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더라고요 2주 후 셀루닉에 접속 제한이 풀리고 나서 저는 CS센터에 갔죠 - 셀루닉은 접속 상태에서만 CS센터 방문이 되니까요 - 저는 물었어요 제가 왜 접속 제한이 된 거냐고요 그랬더니 제 뇌파와 셀루닉 캐릭터 접속에 오류가 있었는데 그게 제3국가에서 만든 불법 핵툴 사용 결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동 핵툴 스캐닝 과정에서 제 아이디가 검출되었었다고요 다만 추가 검사 결과 저의 경우 제가 직접 사용한 게 아니라 누군가가 제 아이디에 사용한 결과라 접속 제한이 해제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그때 본 것들을 다운로드 가능한지 물어봤어요 담당자가 잠시 확인 후 당시에는 핵툴이 제 캐릭터의 제어권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에 어떠한 데이터도 셀루닉 서버에 저장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 어떤 것도요 절망스러웠어요 그 이후 아내는 이전과 다를바 없는 일상을 저와 보내려 하고있어요 저는 아내를 보면 그 장면이 생각나 미쳐버리겠는데 말이에요 변호사님 저는 정말 억울해요 저는 이제 와이프와 살 수 없어요 와이프와 사는 삶이 저에게 그저 지옥이에요 제가 정말 와이프와 이혼할 수 없나요? 벌써 5번째 상담이에요 다른 변호사들은 모두 안된다고 하셨지만 변호사님이 이혼 승소율이 정말 높다고 들었어요 유능하시잖아요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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