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적 대화의 행렬
야야 막내야 일어나 벌써 해가 졌어, 형님 해 졌다고 보채면 어찌하오, 해만 졌으면 다행이지, 그럼 뭐가 그리 다급하단 말이오, 해가 졌으니 급하지 급해, 그러니까 매일 지는 해가 뭐 그리 대수라고 그런다오, 아니 아니 그러니까 해만 진 게 아니라니까, 그러니까 해만 진 게 아니라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인지 설명을 좀 해다오, 그래 그게 말이지 해가 졌어 그리고 너는 자고 있었지, 그렇지 그랬지오, 그게 그래서 내가 널 깨웠지, 그렇지 그랬었지오, 내가 널 아주 다급하게 깨웠어, 맞습죠 그랬죠, 해가 졌는데 너가 자고 있었고 난 널 깨웠어, 그래서 제가 이렇게 일어났다오 형님 앞에 앉아있다오, 그렇지 근데 너가 나를 구박하고 있지 아 타박하고 있지, 형님 내가 언제 그랬다오, 너는 나에게 보챈다고 했어, 아니라오 형님, 아니 너는 그랬어 왜 너를 깨웠냐고 했어 해가 졌는데도 말이지, 아니 형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떡한다오, 뭐가 어떡하냐는 것이냐, 제가 언제 형님을 보챘습니까, 해가 져서 너가 자서 내가 깨웠는데 너가 나에게 대들기 시작했어, 형님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아닌 게 아니지 너는 이 형한테 그동안 맺힌 게 많았던 거야, 형님 곡해 듣지 마시라오 나는 형님에게 그런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 아니 내 말을 들어 끝까지 너는 나에게 그동안 많이 쌓였던 거야 그리고 지금 오늘 해가진 이 순간 그 울분이 터진 거지 툭하고 말야 너는 아마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겠지만 그런 거야 그러니까 해만 진 게 아니라는 내 말에 그렇게 바락바락 대들면서 물어보고 있지 않느냐 이유를 알려달라며 말이다 내가 네 형인 게 그렇게도 마음에 들지 않았냐 어디 이제 말해봐라 내가 오늘은 너에게 기회를 주겠다, 하이고 형님 그게 무슨 말이란 말이오 당최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것이오, 하 이것 봐라 너가 그렇게 나온단 말이냐 이 형이 기회라는 것을 준다고 하는데도 말이지, 형님 왜 그리 말을 곡해 들으시오 그런 의미가 아니지 않으오, 호오 그런 식으로 또 나를 비난하겠다 내가 매번 똑같이 당하리라 생각하냐 어제도 그제도 너는 별것도 아닌 걸로 꼬투리를 잡아서 생떼를 부리더니 결국 나의 사과를 끌어내지 않았더냐 이 사악한 녀석 같으니라고, 아이고 아이고 우리 형님 무슨 일이 있었나 왜 그러시는거오, 무슨 일이라니 해가 졌다니까 욘석아, 그러니까 그 해는 어제도 그제도 그그제도 그그그제도 졌던 건데 뭐가 그리 다르다는거오, 해만 진 게 아니라고 아까 분명 설명했잖냐,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이오 제발 알려주시오, 해가 졌다니까 뭘 더 알려다는 것이냐 이봐라 이봐 너랑 말이 아주 안 통해서 내 속에만 열불이 다 난다, 형님 해만 진 게 아니람서 그럼 해 말고 다른 일이 일어났다는 뜻 아니오, 그래 그렇다, 그러니까 말이오, 그래 말해봐라 어디 시원하게 한 번 쏟아봐, 아니 그게 그런 뜻이 아니지 않소, 네가 이런 날을 아주 기다려왔단 걸 안다 소상하게 말해봐라 조목조목 너가 아주 잘하는 그 방식으로 말니다, 형님 제가 언제 또 그랬다고 그러 싶니까 제가 언제 형님 뜻을 거스른 적이 있습니까 그리고 또, 그래 그리고 또, 조목조목 말하는 게 잘못은 아니지 않습니까 형님에게 설명할 때 최대한 천천히 잘하려고 하는 건데 말이오, 그게 나는 싫다는 거다, 네? 그게 싫다고, 아아니 아이고 정말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는 너가 나를 이 형을 형으로 인정하지 않고 하나부터 열 끝까지 세세하고 차근하게 설명하는 게 싫다는 거다, 형님 이보시오, 그래 이봤다, 그게 왜 싫으신 것이오, 내가 싫다면 그냥 싫은 거다 왜라니 이유 따위가 왜 그리 중요한 거냐, 형님 섣달 전 그믐 때는 제가 혼자 그냥 휙 하고 자버려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서 화를 내시더니 이제는 설명을 해서 화가 난다니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것이오, 오 그래 말 한 번 잘했다 어떻게 매번 모든 게 똑같을 수 있냐 그리고 말이다 너가 얼마나 마음에 쌓은 게 많으면 섣달 전 일을 마음속에서 꺼내 놓냔 말이다 난 머릿속에 한치도 남지 않은 일을 말이다, 아이고 정말 왜 그러 싶니까 또, 또 또라고 했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의 뒤치닥 거리를 해야 하는 것이냐, 형님 그건 또 무슨 소리오, 무슨 소리냐니 너를 깨운 건 나다 언제까지 내가 너를 깨워야 하는 것이냐, 형님 그건 아니지 않소, 아니지 않다니 이것 봐라 너는 평생 나의 덕택을 볼 생각이면서 감히 나에게 이렇게 바락바락 대든다라니 쯧쯧, 형님 말은 바로 하시오 덕택이라뇨, 그럼 매일 해가 질 때 너를 깨워야 하는 게 나의 숙명이란 뜻이냐, 그런 뜻이 아니지 않소 그리고 매일은 아니지 않소, 어제도 그제도 내가 너를 깨웠다, 요 며칠 근간뿐이오 저번달 보름에도 내가 먼저 일어나 형님을 깨우지 않았소, 가뭄에 콩 나듯 한 번 깨운 걸 가지고 그렇게 또 말한다 같잖지도 않는구나, 아아니 형님 가문에 콩나듯이라뇨 기억이 안 나셔서 그러겠지만 지난달은 반 이상 제가 스스로 깨어났소 이것 보시오 제가 표시한 것이오, 오호라 이제는 형의 권위에 도전하겠다, 형님 제가 언제 제발 이러지 마시오, 너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형님 정신차리오, 오호라 정신을 차리라, 아이고 제가 잘못 말했오 미안하오, 하 그렇게 사과한다고 내가 풀리리라 생각하는데 그건 정말 큰 오산이지, 형님 정말 왜 그러시오, 왜라고 왜라고 왜라고 정말 몰라서 묻는 거냐, 그러하오 오늘 정말 왜 이러시오, 너는 끝까지 왜를 묻는 거냐 이 형에게, 형님 궁금해서 묻는 것이오 제발 다른 의도는 없오, 호오 순수한 의도로 너가 왜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낼 리가 없다, 아니라오 제발 믿어주시오, 믿다 믿다는 말이 네 입으로 나온다 해가 졌는데도 일어나지 못하는 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구나, 형님도 못 일어나는 날이 있지 않소,,, 하 이제는 나를 공격한다, 아이고 공격이 아니오 제발 알려주오 오늘 왜 이리 다급하게, 형이 말하는데 껴들기만 하고 너가 아주 공경하는 마음이 사라졌구나, 아니라오 아니라오, 또또또 공손한 척 착한 척 너는 그저 척척척이구나 속마음을 빨리 말해봐라, 이게 내 속마음이오 오늘은 해만 진 게 아니라는 형님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하 그걸 몰라서 묻는다 다 알고 있으면서 묻는 너의 저의가 무엇이냐, 정말 몰라서 그러하오, 섣달 전 그믐 일도 기억하는 네가 모르는 게 다 있다니 놀랄 일이구나, 갑자기 그 일이 왜 또 튀어나오, 그럼 무슨 말을 하라는 거냐, 정말 어떻게 하오, 뭘 또 어떻게 하냐는 게냐, 아니 형님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뭐, 그러니까 자꾸 제 말을 왜 그렇게 곡해 들으십니까, 곡하다 하 곡하다, 그러니까 왜, 왜왜왜 너는 왜가 그리 중하디 중하냐, 그게 아니라 왜, 거봐라 너는 이 형에게 또 왜라며 묻고 있다 누구보다 더 잘 아는 너가 말이다, 형님 제발 도와주시오, 뭘 도와달라는 거냐, 제 의미를 알지 아시면서 말이오, 내가 뭘 안다는 거냐, 형님, 그래, 아이고 형님, 그래 네 형 여기 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뭐라는 거냐, 어허 이제는 입을 다물겠다 이거냐 무시하겠다는 거지, 아니 그게 아니고, 너는 아니라는 말 밖에 못하냐, 형님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게 아니면 해가 진거 왜에 뭘 더 설명하란 말이냐, 해는 졌고 하 알겠오 해가 졌소, 그래 해가 졌다 내가 너를 깨웠다, 그렇소 해가 졌고 형님이 나를 깨웠소, 그리고 해만 지지 않았다, 그렇소 해만 지지 않았소, 우리가 좋아하던 그 김서방이 졌다, 그렇소 그 김서방이 졌소, 우리랑 씨름을 맛깔나게 하던 그 김서방이 졌다, 그렇소 우리랑 씨름을 맛깔나게 하던 그 김서방이 졌소 그런데 김서방은 매일 지오, 이봐라 너는 또 이렇게 형에게 따지기를 시작하지 않느냐, 형님 정말 어쩌라는 것이오, 너는 그저 따라야만 한다, 그러고 싶지만 그렇게 안되오, 너는 그래서 안 되는 것이다, 하 알았소 알았소 이렇게 태어난걸 어찌하오, 그래 인정하니 얼마나 보기 좋으냐 그러니 그저 이 형의 말을 따라 하는데 집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