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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일어나는 공간의 비밀

이도우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76)

by 안유선

해원은 상처가 있는 사람이다. 해원이 상처를 낫게 하려면,

첫째,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아야 하고,

둘째, 다친 상처를 낫게 해야 한다.


북현리가 도시에서 주는 상처로부터 해원을 보호하는 공간이라면, 굿나잇책방은 해원에게 나버린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공간이다.


굿나잇책방은 마음이 치유되는 공간이 갖추어야 하는 필요조건을 충족했다. 마음이 치유되는 대표적인 공간, 심리상담실이 갖춰야 하는 필요조건이 있다. 적절한 온도, 따뜻한 채광이나 조명,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향기이다. 굿나잇책방은 북현리 마을의 취침등 같은 불빛, 따뜻한 난로, 은섭이 건네는 홍차 향이 퍼지는 공간이다. 시각, 촉각, 후각, 해원의 감각을 편안하게 할 것들이 갖춰진 곳, 굿나잇책방.


그리고 그곳에는 은섭이 있다. 한밤중까지 책방 문을 열어놓고 해원을 애지중지하며 기다리는 사랑꾼. 해원의 상처라면 아무리 독하고 깊은 것이라도 호호 불며 낫게 해 주겠다는 흔들림 없는 따뜻함. 치유의 공간이 갖춰야 할 충분조건이다.


해원은 굿나잇책방에서 졸음을 느낀다. 굿나잇책방이 호두하우스보다 훨씬 아늑하다고 생각한다.

출처 :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73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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