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면 쓰러져요. 이렇게 모으고 있으면, 다리로 툭 치기만해도 넘어질 겁니다. 적당히 거리를 두어야 안정감이 있죠." 주짓수 수업 시간, 사범님은 튼튼한 구조를 만드는 법에 대해서 말한다.
몸을 써서 자신을 보호하고 또 상대를 공격하려면 중심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 가장 힘을 덜 쓰면서도 가장 단단하게 버티려면 구조를 이용한다. 힘의 작용이 안정적인 삼각형 구조를 활용하면 효율적인 힘쓰기가 가능하다.
세 개의 선분과 세 개의 점으로 만들어진 삼각형 구조가 안정적인 이유는 무게 중심의 위치 때문이다. 지구 중력은 사물을 바닥으로 끌어내리는데, 아랫면이 바닥에 닿는 면적이 가장 넓고, 그 면 위에 무게중심이 위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삼각형이 다른 모양의 구조보다 안정감이 높다.
무게 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아랫면을 벗어나는 삼각형이 되면 세 개의 선분이 이어져 있어도 균형을 잃게 된다. 안정감있는 구조를 유지하려면 세 개의 선분의 길이가 모두 중요하다. 하나가 다른 둘보다 너무 짧거나 길면 안정적인 구조는 무너진다.
삼각형 구조로 균형잡기는 마음의 경우도 적용된다.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는 성격이론을 개발하는데 일생을 보낸 프로이트(1886–1939)는 원초아, 자아, 초자아로 이루어진 성격의 삼원구조 이론을 제안했다. 의식과 무의식으로만 구분했던 그의 초창기 성격구조 이론을 발전시킨 결과였다.
[그림] 프로이트의 성격구조
원초아(id)는 쾌락의 원리 (pleasure principle)에 따라 움직이는데,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이고 비현실적이고 비논리적이다. 어린 아이들의 성격은 자기가 원하는 것만 고집하고 울고 떼쓰는 원초아 상태에서 발달이 시작된다.
자아(ego)는 현실의 원리(reality principle)에 따라 움직이는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기다리고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면서 발달한다. 현실적이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다. 프로이트 이론에서 원초아, 자아, 초자아 중에서 제일 중요하게 다루어졌는데 현실을 잘 살아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자아(superego)는 도덕의 원리(moral principle)에 따라 움직이는데,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아이들은 칭찬과 처벌에 규칙이 있음을 알게되는데 이러한 규칙을 자기 마음 속에 내재화한다. 내면화된 사회적 규범이나 부모의 가치관 역시 초자아가 된다.
마음 속에서 원초아, 자아, 초자아는 서로 팽팽하게 밀고 당긴다. 원초아가 강해지면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이 되고 초자아가 강해지면 완벽주의에 꽉막힌 융통성 없는 모습이 된다.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에서 자아가 힘의 균형을 조정할 수 있어야 성숙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구조로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려운 것은 몸도 마음도 계속 움직여서이다. 자의로 또 타의로 우리는 같은 자리에 머무를수 없다. 나를 향해 다가오거나 멀어지는, 때로는 나를 짓누르는 세상의 힘에 알맞게 반응해야 한다.
중심을 찾아야 한다. 어제는 분명히 적절했던 무게 중심이 오늘은 더이상그렇지 않을 수 있다. 상대해보지 않았던 체격의 스파링 파트너를 상대할 때 무게중심을 고민하게 되는 것처럼, 겪어보지 않았던 변화 앞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또 세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무게중심을 점검하고 튼튼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