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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유선 Mar 26. 2021

오늘도 마음의 파도를 탑니다

Ep2.  내 마음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앓는 참전용사 같아요.

Ep2.  내 마음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앓는 참전용사 같아요


"선생님, 제 마음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않는 군인 같아요. 전쟁이 끝나서 고향에 돌아왔는데 평온한 삶을 누릴 수가 없어요. 가장 악몽 같던 순간은 지났어요. 그랬는데 여전히 힘들어요."


심리상담사들이 마음관리를 위해서 심리상담을 받는 것, 이제는 아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한동안 쉬고 있던 심리상담을 다시 시작했어요. 상담 첫날, 선생님께 제 마음을 외상 후 스트레스를 앓는 참전 용사라고 했어요. 엄살을 부린 거죠. 제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실제로 전쟁에 참전해서 외상 후 스트레스를 는 분들보다 힘들겠어요.


어떤 사람들은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 톤만으로 힘들다는 것을 잘 전달하죠. 참 부러운 능력입니다. 그던데 저는 그런 능력이 개발이 덜 되었어요.  이런 능력을 비언어적 전달 능력이라고 하죠. 비언어적 전달 능력이 부족한 여러분들 너무 절망하지 마세요. 희망이 있답니다. 언어적 전달 능력을 키우면 됩니다. 마음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의 표현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겁니다. 저는 '외상 후 스트레스를 앓는 참전용사'라는 한 단어를 찾았어요. 전쟁이 끝났지만 아직 마음은 전쟁 중이라 늘 긴장 상태이고, 그런 이유로 해결할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적절한 단어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감정 동요 없이 담담히 말하는 데도 저의 어려움이 상담 선생님께 전달된다는 느낌을 받았죠.


심리상담을 처음 받던 때는 상담실에 가서 울기만 했어요. 힘들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울기만 했죠. 힘은 힘대로 빠지는데, 내 마음은 상대에게 전혀 가닿지 않았죠. 상담실에서만 그랬던 것이 아니에요. 일상 속에서도 사람들은 제가 괜찮은 줄 알았어요. 이러다가 내가 죽겠다 싶을 정도로 힘들 때도 다들 괜찮은가 보다 그랬죠. 그래서 이번에는 안 부리던 엄살을 부려봤어요. 별 것 아닌 일에 엄살 부리는 사람들이 얄밉고 부럽기도 했거든요. 엄살을 부려보니 좋더라구요. 너무 자주 써먹어서는 안 되겠죠.


저는 제 감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우선 감정을 잘 모른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려드릴게요. 감정을 잘 아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지 말씀드리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감정을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빨리 알아차릴 수 있고, 그것을 흘려보낼 수 있어요. 우선 감정을 잘 아는 사람은 화가 나면 스스로 화가 났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려요. 그리고 흘려보낼 수 있죠. 감정을 흘려보내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스스로 해소하는 법과 누군가에게 표현하는 법이 있어요.


화가 난다고 폭발하듯이 말을 함부로 하거나 돌발 행동을 하는 것은 화를 알아차리는 것으로 오해하시면 안 돼요. 그건 화에 삼켜지는 것입니다. 화에 삼켜지면 후회할 만한 일들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감정을 미처 흘려보내기 전에 또 다른 감정의 파도가 밀려오게 될 가능성이 높죠. 감정을 알아차리고 또 흘려보낼 수 있는 것, 이것이 되면 감정을 잘 아는 겁니다.  


감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하냐고요. 모두들 한 두 번씩 이런 경험 있으실 겁니다. 너무너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을 만큼 화가 나는 상황인데, 그 순간에는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던 순간이요. 그런데 그날 밤 잠자리에 들면서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 거리죠. "아! 내가 그때 왜 웃고 있었지?" 하면서 씩씩거리기도 하죠.


아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내 화를 받아줄 사람이 없었을 수도 있고 또는 내가 화를 내면 나에게 불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아낸 거죠.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 내 안에서 올라오는 화와 거리를 둔 거예요. 현명하고 또 성숙한 결정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내 화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거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화를 참는 것이 오래 지속되면 자기감정을 점점 모르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면 문제가 생기는 거죠.


자기감정을 모른 채 오래 살아온 사람은 결국에 내 인생이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느낌을 받아요. 열심히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돌아보면 내 삶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를 않아요. 감정은 가장 솔직한 자기 욕구를 나타내는 나침반과 같거든요.  중요한 순간에 자기감정을 참고해서 결정을 해야 하는데. 감정을 모른 채  살면 나침반 없이 항해를 하는 것과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독하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겠다", "정신력이 강하다" 이런 말을요. 정신력이 강하다란 말이 어떤 면에서는 맞고 어떤 면에서는 틀렸어요. 저는 인내심은 강한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정신력이 단순히 인내심을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정신력은 나와 타인의 행동 뒤에 있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또 적절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거든요. 저는 인내심은 좋은 편이었지만 감정을 알아차리는 부분은 상당히 형편없었죠.


해야 하는 것은 잘 참고 하는 편이라 잘 살고 있다고 믿었던 때도 있었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인내로 버텨야 하는 때도 있는데요. 그런데 그렇게만 살다 보면 인생이 방향을 잃어요.  내 인생은 크게 요동치지 않고 우아하게 살면 좋겠다 바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이를 악 물고 참아도 인생은 잔잔한 호수를 건너는 것처럼 되지 않아요. 인생은 파도를 타는 거예요. 크고 작은 사건이 감정의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바다 같죠. 감정의 파도가 밀려와요. 후회의 파도, 우울의 파도, 분노의 파도, 그리움의 파도, 미처 이름을 붙여 주지 못하는 감정의 파도까지 밀려오죠.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면 감정의 파도를 잘 탈 줄 알아야 해요. 그러려면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죠. Ep1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말하기'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고 믿어요.


우리 같이 '말하기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찾아볼래요?



마음 바다에 꽃이 필 때까지 마음을 고칩니다

작가 안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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