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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유선 Aug 19. 2021

프시케, 인간 정신의 승리

Psychoanaysis(정신분석)의 Psych는 그리스 신화 프시케(Psyche)에서 따왔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 이론을 만들 때, 함축적 의미를 전달하려고 은유법을 썼다. 


정신을 뜻하는 다른 단어들도 많은데  굳이 Psyche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은유를 통해 프시케 이야기에 드러난 상징과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프시케는 사랑의 신, 에로스와 결혼한 인간이다. 인간인 그녀는 에로스와 결혼하기 위해 산전, 수전, 공중전 겪는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라는 시련과 시험을 겪는다. 


에로스와 프시케의 러브스토리에는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신데렐라, 신밧드의 모험 등등의 모티브가 되는 이야기가 얽혀있는데, 프시케는 앞서 열거한 스토리의 주인공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골고루 겪는다.  


사람과 결혼할 팔자가 아니라는 예언,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와 결혼, 세상으로부터 단절, 남편을 죽이라는 언니들의 시기와 질투, 시험에 넘어가 남편한테 버림받기,  그리고 언니들의 죽음... 여기까지만 해도 '이 여자 인생 기구하네'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프시케의 시련은 갈수록 더해진다. 남편을 만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신들을 만나러 다니기에 이른다

특히 에로스의  엄마, 아프로디테한테  가서는 엄청 당하는데, 재벌 후계자랑 연애하다 물 싸대기 맞는 정도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고초를 당한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이 떠났던 에로스가 마음을 돌린다. 에로스는 프시케가 자기 엄마(아프로디테)한테 죽임을 당할까 봐 엄마가 내준 시험을 대신 풀어주기도 하고, 엄마를 설득하기도 한다.  둘은 결국 아프로디테의 허락을 받아 결혼한다. 


이 스토리에서 프시케는 어떤 고통에도 포기하지 않는 인간 정신을 의미한다. 프시케와 에로스의 사랑은 이별과 재회 속에서 확인하는 사랑, 고통과 시험을 함께 겪어내는 사랑이다. 지극정성이면 신도 남자도 마음을 돌리더라는 서사이다.


프로이트가 Psyche 스토리의 '프시케'를 정신분석에 사용한 것을 보면 그가 정신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를 유추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견뎌내고, 그리고 결국 사랑을 얻어내는 놀라운 힘을 가진 것이 프로이트가 본 정신이다. 


이 분, 알려진 것보다 낭만적인 면이 있다. 정신분석을 향한  프로이트의 뜨거운 마음, 결국 인간 정신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정신분석이라는 이름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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