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그린_인간 본성의 법칙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유형의 인물들 중 스탈린과 톨스토이를 통해 '통제광 자기도취' 와 '극심한 자기도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또한 '공감적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섀클턴의 사례를 통해 살펴봅니다.
통제광 자기도취자: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유형과 마주친다. 이들은 야망을 통해 직장 상사나 CEO, 정치인, 사이비 교주 등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알 수 있다. (...) 틀림없이 팜파탈과 같은 밀당을 전개한다. 그들이 겉으로 흘리는 매력에 한눈을 팔지만 않는다면 (...) 그들의 관심은 늘 그들 자신에게로 귀결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과거를 한번 살펴보라. (...) 힘든 유년기의 흔적은 없는가? 스탈린의 경우 아버지는 아들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다소 냉담하고 사랑이 없는 사람이었다. (...) 통제광 자기도취자 밑에서 매일 일을 하는 직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표정에 주목하라. 상대가 통제광 자기도취 자라고 의심되면 반드시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들은 호랑이와 같아서 일단 가까이 가고 나면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_로버트 그린 <인간 본성의 법칙>
통제광 자기도취자(Control Freak Narcissist):
통제광(control freak)과 자기도취적(narcissistic) 성격 특성을 동시에 보유한 사람을 말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중심으로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상대방을 비하하고 낮춰서 권력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비판적이거나 비난을 일삼습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업적이나 능력을 과장하고 부각시키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오시프 스탈린이 이 유형의 사람이었습니다. 지도자가 되기 전, 스탈린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동등한 입장인 척했고, 경청하는 척했고, 자신이 만나는 사람이 아주 중요한 사람인 듯 대우했고, 친절을 가장했고, 다정한 사람인 척 연기했습니다. 또한 스탈린은 유머감각이 뛰어났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며 상황에 따라 저속한 농담도 곧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 그가 쓴 가면에 사람들은 열렬히 호응했고, 그렇게 권력을 손에 쥔 스탈린은 그의 본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어느 날 친구 키로프로부터 각 지역이 합심해 쿠데타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후 스탈린은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여 모든 것을 의심하며 보게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인간적인 스탈린의 모습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불안과 의심이 사람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리더 중에는 이러한 '통제광 자기도취자' 유형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로버트 그린은 "반드시 거리를 두어라, 이들은 호랑이와 같아서 가까이 가고 나면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라고 조언합니다.
자기도취자(narcissist):
자기도취적 성격 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D)의 특성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자기도취적 성격 장애는 대인 관계에서 이기적이고, 과도한 자아 중심주의와 자기 경배가 특징인 성격 장애입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의 중요성과 업적을 과대평가하며, 자신의 욕구와 기대에 맞추어 타인을 조종하려고 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권력과 성공에도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인정과 칭찬에 대한 갈망이 크고, 자기중심으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의 감정과 필요를 무시합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이나 부정적인 피드백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며, 그 상대에게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나타냅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거나 관계를 유지하는 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과는 적당한 정도의 경계를 설정하고, 당신 자신에 대한 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레프 톨스토이가 이 유형의 사람이었습니다. 아내 소냐와 결혼 후 초반에는 서로 사랑에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사람의 갈등은 커지고 톨스토이는 점점 자신의 정신세계에만 몰두하게 됩니다. 소냐는 집안의 대소사와 아이들까지 혼자 케어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입장은 극명히 달라지고 서로의 감정에 대한 이해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톨스토이는 소냐의 피드백에 대해 자신의 창작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소냐는 톨스토이가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되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게 됩니다. 자기도취자 유형의 사람들과의 관계가 쉬운 일이 아님을 톨스토이와 소냐의 이야기로 알 수 있습니다. 서로의 감정과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갈등이 커지고 결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자명한 일입니다. 이 유형의 사람과 동반자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상대와 내가 동등한 입장이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상대를 왕으로, 혹은 여왕으로 모시면서 존중만 해주고, 무엇이건 인정해 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 잘 살 수 있습니다.
공감적 태도(이해):
공감하는 데 있어서 태도의 중요성은 상대방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적절한 태도를 가지고 공감을 표현하면, 상대방과의 관계가 두터워지고, 의사소통이 원활해질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심리적 안정까지 줄 수 있습니다. 이 공감의 태도에는 경청, 비판하지 않기, 이해하기, 동질감 공유하기, 지지와 격려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상대방을 평가하지 않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인정해 주며,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과 지지를 제공하는 것인데요, 얼른 보아도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어려운 걸 아주 훌륭하게 잘 해내어서 성공한 인물이 있습니다. 탐험가 어네스트 섀클턴입니다.
1914년 섀클턴은 극지 탐험 중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의 배가 커다란 빙산에 갇히게 되어서 탐험대는 배를 버리고 빙산 위에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섀클턴은 공감이라는 기술을 활용해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팀원들 앞에서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유지하려 노력했고, 팀원 한 명 한 명의 성격과 입장을 분석해서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었습니다. 개인의 특성에 맞게 업무를 배분해서 팀워크를 높이며 팀원들에게 신뢰를 얻고, 인정받으며 그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고국인 영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까지도 섀클턴의 공감적 태도에 대해서는 회자되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공감 능력은 참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인 관계, 사회생활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공감이란 나와 타인 사이의 경계선을 지우는 일입니다. 경계선을 지우고 타인의 입장과 동등하게 선다는 건, 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경우의 수를 바꾸어 놓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 2장에서 다루고 있는 공감과 각 사람의 유형에 대해 읽어 보았습니다. 깊은 공감을 위한 분석적 공감의 중요성을 짚어 보며, <공감 능력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에 대해 본문 내용을 옮기며 이번 글은 마무리하고, 다음 글에 뵙겠습니다.
분석적 공감의 중요성:
분석적 공감(Analytical empathy)은 다른 사람의 관점, 감정, 동기를 이해하고 이를 분석하는 능력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끼며, 상대의 행동이나 반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객관적이며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상호작용이나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상대방의 취향, 가치관, 가족 관계 등등의 디테일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므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상대와도 관계 개선이 가능해집니다. 상대방의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등 유년 시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들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의 가치관은 어릴 때의 경험,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주의를 기울여 상대방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공감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분석적 공감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면, 대인관계에서 불필요한 마찰이나 오해가 줄어들므로 삶의 질이 향상될 것입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질문하신다면, 제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도저히 이해불가의 사람들을 우린 겪으며 삽니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 또한 상당히 높습니다. 내 삶의 질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우리는 불가피하게 사회에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공감적 태도:
우리는 내가 남들을 순식간에 판단해 어느 한 유형에 집어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세는 오히려 내가 아주 무지하며 타고난 나의 편향 때문에 사람을 부정확하게 판단할 거라고 가정하는 태도다. 우리 주변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에 맞는 가면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당신은 그 가면을 현실로 오인한다. 사람을 보자마자 판단하는 태도를 이제는 그만 포기하라. 마음을 열고 사람을 새로운 시선에서 보라. 상대가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거나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졌을 거라 가정하지 마라.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아주 특이한 심리 조합으로 구성된 미지의 나라와 같다.
우리는 누구나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한다. 내가 실수했을 때는 나를 그렇게 만든 환경을 탓하면서,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하면 그 사람의 결함으로 본다. 마치 상대의 인격이 불완전해서 그런 행동이 나온것처럼 말이다. 바로 '귀인편향歸因 偏向'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편향을 이겨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신은 당신이 가진 흠결까지 포함해 당신이라는 사람 자체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흠결이 또렷이 보인다고 해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는 천사가 아니다. 나는 남들과 똑같은 본성을 타고났다.’ 이런 태도를 취하면 당신 자신을 웃어넘길 수 있고 모욕을 당해도 가볍게 받아넘길 수 있다. 속이 정말로 단단하고 회복력이 있으면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가 훨씬 쉽다. p.88~89
본능적 공감:
사람들은 끊임없이 내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 생리 반응을 지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보디랭귀지나 목소리 톤을 통해 드러나는 사람들의 기분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라. 말하는 사람을 잘 관찰하면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이 분위기는 본능적으로 전달되어 상대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상대가 방어적 태도를 보이면 우리에게도 그런 기분이 들 가능성이 크다. 이런 종류는 거울신경(mirror neuron)에 크게 의존한다. 거울신경이란 누가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봤을 때 마치 우리가 직접 그렇게 하는 것처럼 뇌 안에서 활성화되는 뉴런이다.
어떻게든 상대를 따라 하면 상대로부터 공감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이게 겉으로 드러날 때도 있는데 바로 '카멜레온 효과'(따라 하기)라는 것이다. 대화를 나눌 때 물리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서로 이어져 있는 사람들은 상대의 자세나 제스처를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한 사람이 다리를 꼬면 다른 사람도 다리를 꼬는 식이다.
상대의 정신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상대의 기분을 깊숙이 받아들인 다음, 다시 상대에게 돌려주면 라포르(rapport)라고 하는 깊은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다. 말은 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이런 정서적 라포를 몹시 갈망한다. 라포르를 경험하는 일이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다. 라포르에는 내가 상대의 거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의 나르시시즘에 호소할 수도 있다. p.90~91
분석적 공감:
사람의 가치관을 읽어낼 수 있는 정보는 대부분 어린 시절 정립된다. 사람들은 부모나 부모와의 관계를 토대로 강하다, 예민하다, 관대하다, 약하다 등의 개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내가 연구할 사람의 어린 시절 및 부모형제와의 관계에 대해 최대한 많은 내용을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상대가 지금 맺고 있는 관계도 그 사람의 과거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상대가 가족 내에서 권위를 상징하는 인물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읽도록 노력하라. 문화적 배경이 다르다면 상대로부터 그런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 정확히 말해 우리는 이 사람이 나나 내가 아는 다른 사람과 다른 지점을 찾고 있다. p.93
공감 기술:
생각의 유동성을 계속 유지하라. 사람에 대한 생각은 결코 한 번의 판단으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를 만나면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라.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상대는 어떻게 변해가고 나는 또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살펴보라. 매 순간 집중하라. 상대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는 어떤 식으로 교류하는지 지켜보라. 사람들은 종종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아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유형'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상대가 나에게 일으키는 전반적인 느낌이나 분위기에 주목하라. 이런 느낌이나 분위기는 계속해서 바뀐다. p.94
인간 본성에서 가장 뿌리 깊은 법칙은 인정받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_자윌리엄 제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