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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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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부 Jul 29. 2021

꿈에 나온 사람

꿈을 꾸고 나서야 보고 싶었다고 깨달았다



왠지 모르게 요즘

네 생각을 많이 한다.

얼마 전에 꿈을 꿨기 때문일까?


꿈 속에서 너는 내가 보고 싶었다는 말을 했지. 그말을 듣고 나니 나도 네가 보고 싶었음을 깨닫게 됐다. 과거의 연인에게, 지금의 연인에게 모두 미안한 마음.


어떤 꿈은 눈을 뜨자마자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꿈이었다'는 사실, '꿈을 꾸었다'는 사실만 남긴 채로. 이번에도 그런 줄 알았는데 출근길 지하철에서 곰곰 생각해보니, 하나 하나 꿈의 잔상이 조각을 맞춥니다. 이제는 어긋난 사람의 얼굴이었지. 내가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했던 관계일수록, 내가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까마득히 잃어간 사람들이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너를 참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만큼, 너는 더 나를 견뎌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긋난 사이라,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변하는 것은 없겠지. 나는 또 돌아서겠지만 무언가 그리운 건, 못됐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이다. 꿈 속에서 네가 물었다. "내가 보고 싶었어?" 나는 왈칵 눈물이 나서 나도 보고싶었다고 말했다.


“너는 내가

가장 오래 만난 사람이잖아“


나는 꿈 속에서 이런 류의 말을 했었던 것 같은데, 네가 내 눈물을 대신 닦아주며 대답했다.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꿈인데도 한심한 마음이 들었다. 또또 나는, 역시 또또 나는 꿈 속에서도 실수를 하고 꿈 속에서도 상처를 주는 사람일까. 꿈의 마지막 기억은 웃는 얼굴이지만 하루 종일 슬픈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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