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걸, 방금 만난 사람에게 줍니다
한강 근처에서 자취를 하면서 좋았던 점.
마음이 가는 사람이 생기면
한강에 가자고 말했다.
해가 지거나 헤가 질 때쯤.
그 시간이 얼마나 마음을 뭉근하게 하는지 모르지.
그날은 한강에 갔다.
손을 잡고 싶어 혼났다.
급해보일까 봐.
겨우 겨우 참았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순간의 불편함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언젠가 후회하게 될 거라는 걸 분명히 알았습니다. 그게 당신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였을지도. 그걸 다 아니까 내가 너무 못된 사람 같았어요. 못된 사람이었지요. 저는 당신에게 말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당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당신을 보고 있으면, 당신에게 줄 내 마음이 없는 걸 보고 있으면, 당신에게는 미안해지지만 나는 내가 자꾸 불쌍해졌어요. 예전의 내 모습이 자꾸 생각나서요. 줄 마음이 없는 누군가의 곁에 있기 위해,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견뎠던 모습이 자꾸 생각났거든요. 그 말을 하고서 저는 얼마나 큰 잘못을 한 걸까요.
당신은 말했어요. 당신이 100을 준다고 해서 제가 똑같이 100을 주기 바라지 않았다고요. 50이어도 10이어도 상관없다고 했지요. 마음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그런데 가끔 당신이 너무 불안했던 이유는, 그러면서도 물어볼 수 없었던 것은 제가 단 1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할까 봐. 그래서 그랬다고. 그게 너무 무서웠다고. 그렇게 말하고 당신은 울었어요. 마음이 흔들리고 아팠습니다. 당신은 제 잘못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어요. 저 스스로도 잘못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얼마나 못된 마음일까요. 얼마나 얼마나 불량한 예의인가요.
삶이라는 게 명백한 잘잘못은 없는 것 같고, 모든 일은 서로의 문제라지만, 잘못하고 안하고와는 별개로 마음이 곤두서는 일이 있다는 걸 저는 그때 알게 된 것 같아요. 하물며 마음이 왔다갔다 하는 일인데. 그 마음을 너무나 너무나 다치게 했죠? 어쩌면 이미 다 잊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후회는 잘못한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