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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부 Jan 25. 2022

걱정해줌의 의미

이따가 언젠가라도 괜찮아질 것 같은 마음이 든다는 것

눈이 와서 지각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잘 가고 있는 게 고마워서 출근길 지하철에서 일기를 썼다. 패딩과 패딩 사이에 낑겨서 느릿느릿 볼펜을 움직이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예전에는 타인의 '공감'이나 '헤아림', '걱정해줌'이 별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해결책이 없는 응원과 위로는 없으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런데 요즘은 작은 일에도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생기면서 그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출근길에 지각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해주는 마음. 물론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게으름 피우지 않는 게 가장 정확한 답이라는 걸 알지만, '지각하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긴장되는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이따가, 이따가 오후에, 이따가 저녁에, 이따가 다음에, 이따가 언젠가라도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면 괜찮아질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맞다. 결국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나'라는 게 변함 없지만, 내가 그 해결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좌절하지 않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사람. 조금 더 늘려주는 사람. 그러니까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정말 잘해야 하는 거라고. 마음으로 꽉 붙잡아야 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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