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들이 약간 소름끼쳐할지 모르지만
당신에게 다시 한번 연락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건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아닐 것이다. 내 기억 속의 당신이 맞는지 퍼즐을 맞춰보고 싶은 마음,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야. 그리고 여전히 나를 좋았던(좋아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는지가 궁금했겠지.
사실 당신이 나에게 큰 상처를 받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헤어지는 날, 당신은 울었지만 눈물을 흘려도 금방 잊혀지는 아픔이 있고, 눈물이 나지 않아도 마음에 아프게 남는 기억들도 있으니까. 당신을 생각하면 사실 미안함과 함께 '끝까지 이기적인 내 모습'에 대한 창피함과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파딱 든다. 그건 그 다음 사람을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
연인일 때는 늘 내가 참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서고 생각해보면 늘 그들로 하여금 누구보다 참게 만들었던 건 아니었을까 후회와 걱정이 된다. 내가 여전히 당신 이름을 생각해본다는 걸, 일기장에 적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약간 소름끼쳐하려나. 아니다. 모두 사람 나름이겠지. 나도 누군가의 일기엔 적히고 싶고, 누군가에겐 서둘러 잊혀졌으면 하고 바라는 걸.
다시 보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거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