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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부 Nov 10. 2022

하수구에 빠졌어

금세 동정하지 말았어야지




하수구에 새끼 고양이가 빠졌어.

작고 동그란 구멍 사이로 어떻게 들어간 거지?

혼자서 빠져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데

자꾸 우니까

그 소리가 슬퍼서

구멍 사이로 밥을 줬어.

하루 이틀...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새끼는 조금만 먹어도 그렇게 살이 찌나 봐.

뼈도 자랐어.

이제 앞으로는 평생 나올 수 없을 거야.

나는 떠나야만 하는데.

금세 동정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했다.

내가 콘크리트를 부술 수 없다면.

그만큼의 충격을 가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조용히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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